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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25년전인 1994년이다. 이후 2002년까지 8시즌 가운데 5번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꾸준히 우승 도전에 나섰다. 1995년부터 8년간 LG는 512승493패30무(승률 0.509)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LG는 '무관'의 세월이 이처럼 길어질 줄 몰랐다.
2012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LG 스스로 '암흑의 10년'이라고 부른다. 투자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육성 체계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2003년부터 포스트시즌에 오른 2013년까지 사령탑이 무려 6번 바뀌었다. LG 감독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LG 구단 실무 최고 책임자로 선임된 차명석 단장은 이러한 총체적 문제들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스카우트, 육성, 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구단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당장의 성적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승을 향한 장기전략을 마련중이다.
차 단장은 "어느 팀이나 감독, 단장이 새로 부임하면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한다. 솔직히 못하면 짤리니까 목표를 그렇게 잡는 것"이라며 "그러나 100억 FA를 3년 연속 데려오지 않는 이상 (하위권팀은)우승하려면 3년 가지고는 안된다. 5~6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스템을 정착시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차 단장은 "3년 안에 하겠다고 하면 조급해진다. 그러다 보면 무리하게 선수를 쓰고 우승은 커녕 악순환이 된다"면서 "그게 안되니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를 보면 휴스턴 애스트로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도 5~6년 준비기를 거쳐 우승을 하지 않았나. 우리도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6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의 우승 도전 청사진을 5~6년내로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차 단장은 "육성의 틀을 바꾸고 계획을 잡아야 한다. 내가 못해도 후임자가 우승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구조적으로 우리는 조금 더 멀리 본다. 우리나 롯데나 감독들이 연임이 안됐다. 환경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욕심을 내고 조급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류중일 감독은 2020년 계약기간이 끝난다. 차 단장과 류 감독의 거취는 물론 성적에 달려 있다. 차 단장은 "5~6년을 목표로 해도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건 매년 만들어 놔야 한다. 우승은 그 뒤의 문제다. 일단 전력을 만들어 놓으면 2~3년에 한번씩 우승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육성과 팜 시스템을 완벽하게 하지 않고 우승한다는 건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시스템 구축과 함께 차 단장은 선수단 정신력 개조에도 진력할 계획이다. 차 단장은 "정신력도 바꾸라고 날 부르셨다고 생각한다. 선수, 코치들을 상대로 행동과 마음가짐 등 인성 교육에도 힘쓸 것"이라며 "현장은 감독 중심이다. 1군에 필요한 선수를 수급해주고, 멀리 보고 육성에 집중하는 게 나와 구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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