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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한 미계약 FA 10명, 이번에도 'FA 미아' 나올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1-05 09:13


롯데 자이언츠 이우민은 지난 2017년 겨울 FA를 신청했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어 그대로 유니폼을 벗었다. 스포츠조선 DB

새해의 첫 동이 튼 지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FA 시장은 휴업 상태다.

지난 12월 11일 포수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원에 도장을 찍은 이후 새로운 계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FA를 선언한 15명 가운데 양의지를 비롯해 같은 팀 모창민, SK 와이번스 최 정과 이재원 등 4명이 계약을 마쳤다. 나머지 11명은 원소속팀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단 LG 트윈스는 박용택과 계약기간 2년에 합의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달 말까지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택의 경우 은퇴 후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른 10명은 계약이 이뤄질 지 미지수다.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 이보근 김민성 윤성환 김상수 노경은 금민철 박경수 등이다.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선수 입장에서는 조급해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면 전지훈련은 물론 시범경기와 시즌 개막까지 미계약으로 남을 수 있는 위험한 시나리오도 감수해야 한다. FA의 계약 마감일은 없다.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도장을 찍는 순간 등록 선수가 돼 그라운드에 나갈 수 있다. 물론 이 중 5~6명 정도는 실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협상을 하고 있어 계약을 할 공산이 크다.

'FA 미아'라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해당 오프시즌 1월 15일까지 계약을 하지 못하면 아예 등록 선수 명단에 들어갈 수 없었다. 2011년 1월 15일 최영필과 이도형은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는 물론 다른 구단 구단들과도 계약을 하지 못했고, 앞서 2006년 1월에는 노장진과 차명주가 계약 마감일까지 팀을 찾지 못한 사례도 있다. 최영필은 일본 독립리그 등을 전전하다 2012년 SK 와이번스의 부름을 받아 선수 생활을 재개한 뒤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은퇴했다. 이도형 노장진 차명주는 그대로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이도형이 2011년 2월 KBO를 상대로 법원에 낸 '야구규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KBO는 2013월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치가 떨어진 나이 많은 선수를 찾는 구단은 어디에도 없다. 여전히 FA 미아는 생겨날 수 있다. 실제 2016년 용덕한과 2017년 이우민이 이런 신세가 됐다.

이번 겨울에도 FA 미아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구단은 소속 FA와 공식적인 협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구단이 제안한 조건이 1년간 연봉 수준이 직전 시즌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FA라고 해서 반드시 몸갑을 올려주고 다년계약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현 KBO리그 규약상 FA 선언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FA의 '두 얼굴'이다. 실력을 인정받는 톱클래스 FA는 돈방석에 앉지만, 이른바 중저가 FA는 원하는 바를 이루기가 어렵다. 결국 원소속팀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유니폼을 벗을 생각까지 해야 하는 게 FA제도다. FA 보상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기 때인데, 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이 부분을 놓고 대화에 나서려 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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