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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처음부터 잘 하기는 매우 힘들다. 아무리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고 해도 분명 프로 무대의 벽은 높다. 올해 KT 위즈의 강백호나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의 이정후처럼 프로 무대의 벽을 단숨에 뛰어넘는 실력을 보이는 선수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그 적응기간이 짧을 수록 팀에 힘이 된다. 올해 넥센 히어로즈도 예상보다 금세 프로 무대에 적응한 신인급 투수 2명으로 인해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 큰 힘을 얻었다. 좌완 이승호(19)와 우완 안우진(19)이 그 주역이었다. 이승호는 정확히 말하면 2017년에 KIA 소속으로 입단한 2년차 선수다. 하지만 올해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로 1년을 꼬박 재활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올시즌 막판 신인들의 위력을 확인한 히어로즈 구단은 내친 김에 2019 신인들에게도 1년 선배들이 보여줬던 패기 넘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1차 지명으로 뽑은 경기고 출신 우완투수 박주성과 2차 1번으로 지명한 해외파 중고신인 윤정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
스카우트 경력이 많은 넥센 고종욱 단장은 두 명 모두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있다. 박주성은 제구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평균 140㎞대 초중반의 패스트볼에 슬러브와 스플리터 등 종변화 계열의 변화구가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고교 주말리그에서 55이닝 동안 57개의 삼진을 잡으며 4사구 19개를 내준 기록이 박주성의 특징을 대변하고 있다.
좌완투수 윤정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유턴한 케이스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온 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트라이아웃을 거쳐 2차 드래프트에 나왔다. 그런 이력 때문에 윤정현은 사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히어로즈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 단장은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윤정현이 공을 던지는 것을 본 뒤 전략을 수정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장점이 눈에 띈 것이다. 1m87에 98㎏의 신체 조건도 훌륭한데다 트라이아웃 때 143㎞까지 구속이 나와 프로구단의 정상적인 훈련을 거치면 예전처럼 150㎞에 가까운 강력한 공을 던질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경기 운영능력이나 변화구 제구 등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키워볼 만한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박주성과 윤정현이 구단의 기대만큼 성장해줄 수 있다면 히어로즈의 불펜진도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