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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 경색, 에이전트제도 첫해의 시행착오 여파일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2-04 17:09


2018 KBO리그 두산과 SK의 KS 5차전이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두산 양의지가 삼진을 당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1.10/

올해 스토브리그 FA 시장이 유난히 얼어붙었다. 지난 달 17일에 FA 자격선수가 공시된 이후 보름 여가 지난 가운데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NC 다이노스 모창민 뿐이다. 모창민은 지난 11월28일 원소속팀 NC와 3년-총액 20억원에 계약을 체결해 이번 스토브리그 1호 FA계약자가 됐다.

하지만 이후 추가 계약 발표는 없었다. 현재 FA를 신청한 15명의 선수 중 14명이 미계약 상태다. 일단 올해 FA 시장의 최대어로 불리는 포수 양의지도 현재까지 이렇다 할 협상의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계에서는 이러한 답보 상태가 당분간 오래 이어질 것 같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에이전트 제도 시행 첫 해의 문제점'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선수와 직접 연락해서 쉽게 약속을 잡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에이전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트에게 미팅 일정을 잡기 위해 연락을 하면 바로 날짜가 나오는 게 아니다. 다른 팀과의 미팅 일정 등이 있다고 하면서 다시 약속을 잡자고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다 보면 일주일이 금세 지나간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일부의 의견이다. 이것으로 FA 시장의 경색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B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용 절감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FA 몸값의 거품에 대한 구단들의 자기 반성 분위기가 커지다 보니 좀 더 실용적인 차원에서 시장 추세를 신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 또한 설득력 있는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차원에서 FA 시장의 경색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KBO리그 구단과 본격 시행 첫 해를 맞이한 에이전트 모두 너무 단순한 형태로 선수 영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 야구 관계자는 "FA를 포함해 스토브리그의 선수 이적 방식은 다양하게 시도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를 봐도 사인&트레이드나 삼각 트레이드와 같은 여러 방법으로 활발하게 선수를 주고 받기도 한다. 하지만 KBO리그 구단이나 에이전트들은 아직 이렇게 복잡한 방식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이 협소하고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측면도 이해되지만,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여러 방식의 조합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에이전트들도 소속 선수의 계약 진행이 원활치 않을 경우 구단에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 이를 테면 타구단과 연계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FA시장의 경색을 그저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시도가 필요할 듯 하다. 이런 시도들이 KBO리그를 좀 더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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