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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이 깨어나야 한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7대3 완승을 거두며 1승1패로 만회에 성공했다.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6⅔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펼쳤고, 박치국-김승회-함덕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실점 없이 2⅓이닝을 막았다. 또 최주환은 4회말 달아나는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오재일은 1차전에서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1차전 2회말 1사 1루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두산이 최주환의 1타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3회말 2사 1,3루 추가점 찬스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유독 오재일에게 타점 찬스가 많이 갔지만, 번번이 살리지 못했다. 이어진 5회말 1사 1,2루에서 3구 삼진에다 7회말에는 무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치명타였다. 4타수 무안타 2삼진. 초라한 성적이다.
두산은 2차전에서도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내되, 오재일의 타순만 조정했다. 오재일은 2차전에서 8번타자로 나섰다. 3타수 1안타 2삼진 1득점으로 첫 안타는 신고했지만, 아직 확실히 감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우중간 안타를 친 오재일은 오재원의 헛스윙 삼진때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정수빈의 내야 땅볼때 두산의 첫 득점을 발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 없이 삼진-삼진으로 침묵했고, 결국 김태형 감독은 8회말 1사 1,3루 추가점 찬스가 찾아오자 오재일 타석에서 대타 정진호를 내세웠다. 오재일 입장에서는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재일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타율 6할 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며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을 이끌었다. 이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1푼6리에 1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한 방'이 있는 오재일에 대한 기대치는 크다. 상대 배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은 외국인 타자가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재환-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이 슬슬 감을 찾고있는 상황에서 하위 타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오재일이 해줘야 한다. 남은 시리즈에서 두산의 성패를 가를 요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