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패에 몰렸던 넥센 히어로즈가 홈에서 2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4차전서 완벽한 이어던지기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4대2로 승리,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거포들이 즐비한 SK 타선을 초반부터 압도한 것이 승리의 결정적인 원동력이었다. 넥센의 4차전 승리를 3가지 현장 키워드로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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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초반 7개의 '잔루'
SK는 정규시즌서 선취 득점시 60승27패를 기록, 승률 0.690을 기록했다. 선취점을 내는 팀이 유리한 건 당연하다. SK는 1회초 선두 김강민과 김성현이 넥센 선발 이승호를 상대로 연속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믿었던 최 정, 제이미 로맥, 이재원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선취점 기회는 3회에도 있었다. 2사후 김성현이 좌중간 2루타로 나갔지만, 최 정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4회에도 2사후 김동엽과 한동민이 잇달아 볼넷을 골랐으나, 강승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선취점은 넥센이 4회말 제리 샌즈의 투런 홈런으로 먼저 뽑았다. SK는 이어진 5회 선두 나주환이 볼넷, 2사후 최 정이 볼넷으로 나갔지만, 이번에는 로맥이 넥센 안우진의 슬라이더에 속아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5회까지 1안타와 6볼넷을 얻고도 주자들을 모두 잔루로 남긴 게 패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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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장정석 감독은 경기 전 안우진의 쓰임새에 대해 "두 번째 투수로 나가는데 좋으면 길게 5이닝까지도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서 넥센 불펜의 절대적인 존재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례 등판서 합계 9이닝 7안타 무실점으로 각각 구원승을 따냈고, 플레이오프 1차전과 3차전서는 각각 1이닝 1실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장 감독에게 가장 믿을만한 구원투수는 현재 안우진다. 선발 이승호가 2-0으로 앞선 5회초 첫 타자 나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장 감독은 안우진을 불러올렸다. 75개의 공을 던진 이승호의 제구와 구위가 흔들린다고 판단한 것. 안우진은 김강민과 김성현을 연속 삼진처리한 뒤 최 정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로맥을 삼진처리하며 불을 껐다. 6회는 1안타 무실점, 7회는 삼자범퇴, 8회는 무사 1루서 병살타와 땅볼로 가볍게 틀어막았다. 4이닝 1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3번째 구원승. 150㎞대 직구와 140㎞대 슬라이더는 이날도 위력적이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