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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팀을 구한 것은 '프렌차이즈 스타' 김태균(한화 이글스)이었다.
결승타를 만들어낸 뒤에도 김태균은 담담했다. '이제서야 제 역할을 했다'는 안도감이 더 큰 표정이었다. 대주자 장진혁에게 바통을 넘긴 채 더그아웃으로 향한 김태균은 동료들의 축하에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기 소감은.
-결승타 상황은.
특별히 노려 치진 않았다. 이보근의 구위가 좋아 짧게 배트를 쥐고 맞추자는 생각이었는데, 실투가 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
-11년 만에 나선 가을야구 느낌은 어떤가.
모든게 다 새롭다. 너무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온 것 같다. 그땐 내가 어린 선수였고, 좋은 선배님들이 이끌어줘 부담없이 경기를 했다. 그땐 가을야구가 이렇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못했던게 사실이다. --11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고, 어느새 시간이 흘렀다. 그 시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앞으로 열심히 해서 계속 가을야구를 하는 한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당부하고 싶다.
올해 주전으로 많이 나서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인데.
그만큼 우리 팀이 강한 팀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에 후배들에게 고맙고 영광스럽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체보다 선발로 나서는 것이 더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선발 여부를 떠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할을 해야 하는게 내 임무다. 1, 2차전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 계속 긴장하며 준비를 해서 그런 것 같다. 퇴근 후 집에서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11년 동안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하겠다며 거짓말만 한 것 같았는데, 올해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매 경기 이어지는 응원에 기분이 좋았다. 우리 팬들이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기간 응원해주셨고, 2연패 뒤에도 선수들에게 괜찮다며 격려해주는 모습에 역시 '보살팬'이라는 별명이 그냥 따라온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응원 덕분에 오늘 승리를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
-결승타 뒤 세리머니가 없었는데.
세리머니를 하는게 뭔가 쑥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환호하는 팬들, 더그아웃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큰 액션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