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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히어로]결승타 김태균 "11년 만의 가을야구, 모든게 새롭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0-22 22:54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한화이글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김태균이 9회초 1사 1루에서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22/

벼랑 끝에서 팀을 구한 것은 '프렌차이즈 스타' 김태균(한화 이글스)이었다.

김태균은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3 동점이던 9회초 1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넥센이 오주원 대신 마운드에 올린 구원 투수 이보근의 초구를 공략해 타점으로 연결했다.

김태균에겐 부담이 큰 승부였다. 올 시즌의 부진은 가을잔치에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듯 했다. 19일 대전 넥센전에서 2사 2, 3루 찬스에서 최진행을 대신해 타석에 섰으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고개를 떨궜다. 한화는 이 경기서 2대3, 이튿날 5대7로 지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다. 11년 간의 암흑기 동안 팀을 이끈 프렌차이즈 스타라는 타이틀을 갖추고 있음에도 부진 속에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지 못하는 김태균의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결승타를 만들어낸 뒤에도 김태균은 담담했다. '이제서야 제 역할을 했다'는 안도감이 더 큰 표정이었다. 대주자 장진혁에게 바통을 넘긴 채 더그아웃으로 향한 김태균은 동료들의 축하에 비로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경기 소감은.

중요한 승부였다. 우리 팀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호투한 장민재가 마땅히 경기 MVP를 받아야 하는데 내가 빼앗아간 것 같아 미안하다.

-결승타 상황은.

특별히 노려 치진 않았다. 이보근의 구위가 좋아 짧게 배트를 쥐고 맞추자는 생각이었는데, 실투가 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


-11년 만에 나선 가을야구 느낌은 어떤가.

모든게 다 새롭다. 너무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온 것 같다. 그땐 내가 어린 선수였고, 좋은 선배님들이 이끌어줘 부담없이 경기를 했다. 그땐 가을야구가 이렇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못했던게 사실이다. --11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고, 어느새 시간이 흘렀다. 그 시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앞으로 열심히 해서 계속 가을야구를 하는 한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당부하고 싶다.

올해 주전으로 많이 나서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 흐름인데.

그만큼 우리 팀이 강한 팀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에 후배들에게 고맙고 영광스럽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체보다 선발로 나서는 것이 더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선발 여부를 떠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역할을 해야 하는게 내 임무다. 1, 2차전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다. 계속 긴장하며 준비를 해서 그런 것 같다. 퇴근 후 집에서 녹초가 되어 쓰러졌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11년 동안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하겠다며 거짓말만 한 것 같았는데, 올해 가을야구를 하게 됐다. 매 경기 이어지는 응원에 기분이 좋았다. 우리 팬들이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기간 응원해주셨고, 2연패 뒤에도 선수들에게 괜찮다며 격려해주는 모습에 역시 '보살팬'이라는 별명이 그냥 따라온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응원 덕분에 오늘 승리를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

-결승타 뒤 세리머니가 없었는데.

세리머니를 하는게 뭔가 쑥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환호하는 팬들, 더그아웃을 보면서 내 나름대로 큰 액션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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