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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하위팀의 만족 심리를 이겨낼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10-16 09:05


2018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미디어데이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2018 KBO 정규시즌 4위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과 박병호, 이정후 정규시즌 5위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안치홍, 김윤동이 참석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5/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역사를 보면 대부분 상위팀이 하위팀을 이기고 다음 단계로 올라선다. 정규시즌 순위가 곧 전력임을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난다. 상위팀은 이겨야 본전이다. 당연히 하위팀을 이기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경기에 나선다.

반면 하위팀은 '이기자'라는 마음도 물론 있지만 그 뒤엔 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다. 상위팀에게 지는 것이 자존심상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KIA는 시즌 막바지까지 5강 경쟁을 했다. 143경기째에 롯데 자이언츠에 역전승을 거두고 5위가 됐다.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한 게 딱 한번 뿐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5위가 된 선수들에겐 만족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동안 치열하게 다투면서 쌓인 피로감이 몰려온다. 피로를 풀 새도 없이 곧바로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열린다.

지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자존심으로 가까스로 5위에 든 KIA다. 한국시리즈까지 까마득하다. 선발, 불펜, 타격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강점이 떨어진다. 5위로 만족하고 내년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작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 KIA에겐 2가지 목표가 있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5위팀 승리라는 역사가 첫번째 목표다. 2015년 10개팀이 되면서 생긴 와일드카드결정전은 4위팀에게 먼저 1승이 주어져 4위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4위팀은 1경기만 이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만 5위팀은 무조건 2경기를 이겨야만 한다. 이제껏 3번의 와일드카드결정전이 열렸는데 모두 4위팀이 이겼다. 2015년(4위 넥센-5위 SK)과 2017년(4위 NC-5위 SK)엔 모두 첫 경기서 4위팀이 이겼다. 2016년엔 5위였던 KIA가 4위 LG에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상승분위기를 탔지만 2차전서 0대1로 패해 5위의 반란이 물거품이 됐다.

넥센에 2경기를 모두 이겨 준PO에 진출한다면 지난해 우승팀의 자존심을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게된다.

두번째는 광주 홈팬들에게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여드려야한다는 책임감이다. 김기태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에서 "하고자하는 목표가 홈팬들에게 한경기라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2016년에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패했을 때도 KIA는 홈팬들과 가을야구를 함께 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로 죄송함을 조금이라도 지웠지만 기대가 컸던 올시즌에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이 또 죄송할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에 오르긴 했는데 홈팬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가을야구를 했다고 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목표에 어떤 경기든 시작하면 이기고 싶어지는 자연스러운 경쟁심이 더해진다면 새 역사가 씌여질지도 모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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