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손혜원 의원님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때는 정말 속이 후련했습니다. 의원님은 정확한 사실 관계로 담금질한 날카로운 말의 창으로 지금까지 견고한 권위의 갑옷에 쌓여있던 적폐의 심장들을 꿰뚫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국민들이 의원님께 바라는 바였습니다. 저는 손 의원님이 지금의 새 시대를 여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
어떤 정보원에게 어떤 내용을 들었을 지는 짐작이 갑니다. 그러나 이미 드러났듯 그런 정보들은 다분히 왜곡되고 잘못된 내용들이었습니다. 마치 속이 비어 골목 구석으로 치워진 '고무 대야(다라이)'같은 정보였던 것이죠.
|
손 의원님의 바람과는 달리 1200만 야구팬은 지금 손 의원님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무지와 편견, 그리고 무례함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손 의원님은 야구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제 또 정운찬 총재를 국정감사에 부르신다고 하는데, 부임 1년이 채 안돼 대표팀 전임감독 선임에 관여하지 않은 정 총재에게 과연 무슨 질타를 할 지, 그래서 무슨 소득을 이끌어낼 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만약 손 의원님이 1200만 야구팬의 지지를 회복하고 제대로 야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싶으시다면 눈과 귀를 새로 여시길 조언 드립니다. 의원님은 SNS댓글에서 선 감독을 향해 "자신의 소신은 맞고 다른 이들의 의견은 싸그리 무시하는 그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 역시 그대로 돌려드립니다. 의원님의 소신과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더불어 그런 소신의 배경에 왜곡되거나 오염된 정보가 개입된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보시길 청원합니다.
p.s. 답신은 주셔도 좋고,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국정감사에서만 달라지시면 됩니다.
스포츠1팀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