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0승-100이닝-100K, 아쉽게 멈춘 장원준의 기록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09 09:11


2018 KBO리그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두산 장원준이 교체되고 있다.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18/

2018시즌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에게 '쉼표'나 다름없다.

그만큼 힘겨운 시즌이었다. 승승장구하던 장원준에게 처음으로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부터 큰 부침을 겪었던 그는 몇차례 엔트리 말소로 1군에서 길게 자리를 비우기도 하고,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기도 했다. 갖은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정규 시즌 종료를 코앞에 두고, 소속팀 두산이 우승을 확정지은 시점에서 올 시즌 장원준의 성적은 23경기 등판 3승6패 평균자책점 9.55다.데뷔 이후 가장 안좋은 성적이다. 그리고 그 성적만큼 아쉬운 것이 멈추게 된 기록들이다.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차곡차곡 선발투수로 성장한 장원준은 FA(자유계약선수)로 지난 2015시즌 두산에 이적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대형 투수 FA들이 쓰린 실패를 겪었지만, 장원준은 달랐다. 그는 두산에서 2017년까지 3시즌동안 맹활약을 펼치며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섰다.

동시에 기록도 이어갔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8시즌 연속(2012~2013 군 복무 기간 제외) 10승 기록을 이어갔다. 이강철, 정민철에 이은 KBO리그 역대 3번째 대기록이자 좌완 투수로서는 최초 기록이다. 류현진(6년 연속)을 제친 좌완 투수의 자존심과도 같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올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밖에도 장원준은 송진우에 이어 역대 2번째 좌완 투수 120승, 역대 2번째 11년 연속 100이닝 투구, 좌완 투수 최초 10년 연속 100탈삼진까지 지난해 달성했다. 대부분의 기록들이 장원준보다 앞서 '꾸준함의 상징'이었던 이강철 수석코치의 기록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재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고있는 이강철 수석은 그런 장원준의 활약을 뿌듯하게 지켜봤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으로 이 모든 기록들이 멈췄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9년 연속 10승, 12년 연속 100이닝, 11년 연속 100탈삼진이 모두 물건너 갔다. 좀처럼 다시 가질 수 없는 기회라는 사실이 더욱 아쉽다. 크고 작은 부상 없이 이토록 꾸준하게 기록을 이어가는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운까지 따르는 소수의 몇몇 투수들만 가지는 특권이다.

물론 대기록이 멈춘다고 해서 장원준의 야구 인생이 멈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련을 접고, 어깨 위에 있던 모든 부담들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장원준의 2019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