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시즌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에게 '쉼표'나 다름없다.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차곡차곡 선발투수로 성장한 장원준은 FA(자유계약선수)로 지난 2015시즌 두산에 이적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대형 투수 FA들이 쓰린 실패를 겪었지만, 장원준은 달랐다. 그는 두산에서 2017년까지 3시즌동안 맹활약을 펼치며 '국내 에이스'로 우뚝 섰다.
동시에 기록도 이어갔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8시즌 연속(2012~2013 군 복무 기간 제외) 10승 기록을 이어갔다. 이강철, 정민철에 이은 KBO리그 역대 3번째 대기록이자 좌완 투수로서는 최초 기록이다. 류현진(6년 연속)을 제친 좌완 투수의 자존심과도 같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올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으로 이 모든 기록들이 멈췄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9년 연속 10승, 12년 연속 100이닝, 11년 연속 100탈삼진이 모두 물건너 갔다. 좀처럼 다시 가질 수 없는 기회라는 사실이 더욱 아쉽다. 크고 작은 부상 없이 이토록 꾸준하게 기록을 이어가는 것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운까지 따르는 소수의 몇몇 투수들만 가지는 특권이다.
물론 대기록이 멈춘다고 해서 장원준의 야구 인생이 멈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련을 접고, 어깨 위에 있던 모든 부담들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장원준의 2019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