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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이어간 박세웅, 거듭된 롯데의 고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9-30 17:58


◇롯데 박세웅.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긴 이닝을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 위즈전을 앞두고 있던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은 선발 투수 박세웅을 향한 바람을 이렇게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세웅은 12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이 9.14에 달했다. 부상에서 복귀 뒤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12경기 중 10차례 선발 등판에서 6이닝 이상 투구를 펼친 것은 지난 7월 26일 NC 다이노스전(7이닝 1실점) 단 한 차례 뿐. 5이닝 이상 투구도 3차례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로 롯데의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던 모습은 오간데 없었다. 팔꿈치 통증 후 재활을 거쳐 1군 무대에 올라섰으나 구위나 제구 모두 불안했다.

이럼에도 조 감독이 박세웅의 긴 이닝 소화를 바란 것은 가을야구행의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잔여 경기(12경기)를 치르는 롯데는 정규리그와 다름없는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대체 선발로 내세울 수 있는 자원이 없는데다 불펜도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하는 만큼, 기존 선발 자원의 호투가 절실하다. 박세웅이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도 조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세웅은 KT전에서 1회말부터 연속 3안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이후에도 매 회 주자를 출루시켰다. 4⅓이닝 동안 7안타 5볼넷 6탈삼진 5실점.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이어 받은 오현택의 폭투와 2타점 적시타 허용으로 실점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내용 자체도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105개의 공을 던지면서 직구(37개), 커브(32개), 슬라이더(27개)를 고루 섞었고, 포크볼(9개)도 구사했다. 하지만 변화구 각도나 구속 모두 밋밋한 수준이었다. 1회 실점 뒤 2회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음에도 3회 급격히 흔들린 점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박세웅의 보직 이동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긴 이닝을 소화해 줄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롯데의 여건상 박세웅이 불펜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빈 자리를 채워줄 만한 선수가 없다. 하지만 매 경기 승리가 절실한 잔여 경기 일정에서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박세웅을 무조건 고집할 수만은 없는게 현실이다. 조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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