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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두산 김재환 "KS? 그저 이기고 싶다는 마음 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9-26 12:37


◇두산 김재환이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5회 2사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김태균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지난 25일 두산 베어스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 짓던 날.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은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100득점 기록을 썼다. 시즌 초반의 타격 부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등 숱한 난관에도 흔들림 없는 타격감을 선보였다.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1위를 독주한 두산의 중심엔 그가 있었다.

정규리그 우승 이튿날, 김재환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이룬 정규리그 우승은 한국시리즈 왕좌에 앉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해 놓친 한국시리즈 제패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다.

-정규리그 1위를 조기 확정했다.

1위 자리만 보고 1년을 버텼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 뒤) 그래서 더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나 싶다.

-시즌 전에는 우승보다 4강권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선수들끼리 '올해 우승하자'는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우승 전력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어제 100득점 성공으로 개인적인 기쁨도 컸을 듯 한데, 알고 있었나.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다 듣는다(웃음). 어제 경기 전까지 99득점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경기가 시작되니 잊었다. (100득점 후) 전광판에 찍힌 글씨를 보고 되새기게 됐다. 신기하더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군 엔트리 잔류가 목표였는데,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된 지금의 감회는.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에겐 생각지도 못한 순간이기에 오히려 큰 감회는 없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대표 선수 중 유독 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것 같다.

(김)현수형이나 (손)아섭이 등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지명타자로 출전해) 수비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중국전 때 크게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수비라도 나가고 싶다"고 코치님께 말씀드렸는데 나를 보시더니 "네가 우리를 정말 많이 생각해주는구나"라는 농담을 들었다(웃음).

-스윙 궤적이 바뀌고 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은데.

사실 전에는 켄 그리피 주니어의 폼을 많이 따라했다. 하지만 폼을 바꾸면서 '야구를 관두더라도 이 폼으로 하자'는 생각을 했다. 이후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시즌 중 선수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게 힘들진 않나.

아니다. 육아를 하면서 인내심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예전엔 1, 2군을 오갈 때나 경기에 잘 나서지 못할 땐 굉장히 예민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긴 뒤에는 퇴근 후 아이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심적인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포수 출신인데 팀이 위급한 상황이 오면 다시 마스크를 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문제가 있어 포지션을 바꾼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미련이 없고 보고 싶지도 않다(웃음). 나 뿐만 아니라 아마 감독님도 그럴 것이다(웃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했기 때문에 올해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클 것 같다.

지는게 싫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무조건 이기고 싶은 생각 뿐이다. 모든 선수들이 1위로 한국시리즈에 가자는 생각을 했고, (통합우승에 대한) 각오도 남달랐다. 마지막 순간에 지는게 좋은게 아니라는걸 알게 됐다.

-한국시리즈에 대한 긴장감은 남다르지 않나.

그저 몇 경기를 더 한다는 생각이다. 크게 긴장하진 않는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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