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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호도 '탈LG 효과'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박병호를 데려올 때 사실 넥센이 더 원했던 선수는 바로 정의윤이었다. LG는 정의윤만은 안된다며 박병호를 내줬다. 그 정의윤도 결국 LG에서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2015년 SK 와이번스로 적을 옮겼고, 그해 중반부터 14개의 홈런을 몰아치더니 2016 시즌에는 27홈런을 치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FA 계약도 맺었다.
이 '탈LG 효과'의 수혜자가 1명 더 생겨날 조짐이다. 이번 주인공은 SK 와이번스 강승호. 강승호는 불펜 투수가 간절한 LG의 팀 사정 때문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었던 7월31일 문광은과 맞트레이드 됐다. 내야수임에도 공격력이 좋은 강승호 역시 LG가 소중하게 키워온 자원이었다. 올시즌 개막전 주전 2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공-수 양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류중일 감독 눈밖에 났고, 결국 트레이드가 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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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부터는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 최근 10경기 주전 2루수로 뛰는 경기가 늘어나며 31타수 10안타 타율 3할2푼3리 5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하위 타선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에서도 아직은 큰 사고를 치고 있지 않다. 이적하자마자 새 팀에서 적응하고, 자리를 꿰차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강승호는 분명 LG에서보다 더 가치있는 선수가 되고 있다.
중심 타선이 워낙 강한 SK 입장에서는 강승호가 7~8번 타순에서 중요한 순간 안타 1~2개씩만 쳐줘도 엄청난 이득이다. 처음에는 강승호에 대해 반신반의했던 힐만 감독도 이제는 어느정도 인정을 하는 모습. 힐만 감독은 "사실 강승호에 대해 거의 몰랐다. 최근 긴 시간 면담을 하며 어떤 포지션을 좋아하는지, 어떤 성향의 타자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거쳤다. 솔직히 나도 강승호가 이렇게 잘해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었다. 강승호 때문에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선수가 생기고 있는데, 그 선수들도 강승호의 활약을 인정하기 때문에 팀 분위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강승호의 활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