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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의 반등으로 2위 싸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까.
개막 후 강력한 패스트볼로 KBO리그 타자들을 누르던 산체스의 모습이 온 데 간 데 없다. 이제는 평범한 투수로 전락해버렸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산체스의 부진 조짐이 보일 때마다 투구 커맨드와 변화구가 아닌 직구 승부 고집을 이유로 들었는데, 최근 부진은 특별한 이유를 찾을 필요 없이 심각해 보인다.
결국 선수나 구단이 인정할 수는 없겠지만 힘에 부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산체스는 강속구 투수로 미국에서 주로 불펜으로 뛰어왔다. 풀타임 선발을 한 경험이 많지 않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돈을 받고 한국에 와 선발 역할을 하려니 몸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많은 돈을 받고 태업성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 비하면 열심히 하려는 산체스는 양반이지만, 확실히 시간이 흐를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름값이 높아도, 미국에서 불펜만 하다 한국에 와 중후반 고전하는 외국인 투수 사례가 많았는데 산체스도 이와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
산체스가 나가는 경기에서 승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SK는 2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없다. 또, 포스트시즌에서도 산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기전은 힘으로 찍어누르는 투수가 선봉에 서야 한다. 산체스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면 막강하다는 SK 선발진도 다른 팀과 비교해 큰 우위를 점할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