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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타점 부문서도 상위권에 드는 경우가 많다. 해서 홈런왕이 곧 타점왕이 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헌데 올시즌에는 타점 경쟁에서 흥미로운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타점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눈에 띈다. LG 트윈스 채은성이다.
채은성은 홈런 부문서는 공동 16위에 랭크돼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홈런수에도 타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역시 찬스에서 해결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의미한다. 채은성의 득점권 타율은 3할8푼7리(137타수 53안타)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시즌 타율 3할4푼2리보다 4푼 이상 높을 뿐만 아니라,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도 4할(235타수 94안타)이나 된다.
LG 입장에서 최근 채은성의 활약이 더욱 반가운 것은 김현수의 부상 이탈 때문이다. 김현수는 지난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수비를 하다 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을 입어 3주 진단을 받았다. 간판 중심타자가 장기간 빠지게 되면서 공격력 약화를 우려하던 류중일 감독은 채은성의 맹활약 덕분에 걱정을 조금은 덜고 있다. 김현수가 부상을 입기 전, LG 중심타순은 3번 김현수, 4번 채은성이었다. 앞서 김현수가 4번을 칠 때 채은성은 5번에 배치됐다. 채은성이 출루율 높은 김현수의 뒤에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채은성이 타점 경쟁에서 김재환을 따라잡기는 사실 쉽지 않다. 최근에도 연일 장타력을 뽐내며 홈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재환은 채은성보다 3경기 많은 25게임을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채은성이 지금처럼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시즌 끝까지 타점 경쟁을 흥미롭게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