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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은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예선 탈락한 후, 사상 첫 전임 감독제를 채택됐다. 그렇게 출범한 선동열호의 최종 목적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상대는 아마추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국가들의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한국이 우승을 하지 못하는 게 이상한 수준이다. 홍콩과 중국, 인도네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한국과 붙어볼만 한 상대가 대만과 일본이었다. 이들도 대부분은 실업야구, 사회인야구 등 아마추어들로 구성됐다. 물론 이들의 실력은 마냥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었다. 몇몇 선수들은 KBO리그 1.5군~2군급 실력으로 보였다. 하지만 우리는 메이저리그 경력자들도 포함된 KBO리그 대표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100% 프로 선수들이다. 우승을 했다고 좋아하기에는 얼굴이 뜨거워진다.
이번 논란이 시작된 시작은 엔트리 발탁 과정부터였다. 코칭스태프는 나름대로 이유를 들며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이 밝힌 엔트리 발탁 과정과 설명은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부족했다. 오지환이나 박해민 같은 선수들은 약 1년전부터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군 입대를 미룬다는 이야기가 기사화되면서 이미 논란의 대상인 된 상태였다. 이들을 대표 선수로 뽑으면서 이유를 명확하고 깔끔하게 설명하고 가야 했다. 하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은 오히려 논란을 키우기만 했다.
예전 같았으면 대한민국을 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에게 무한한 응원과 박수가 쏟아졌겠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 수억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뛰는 프로 선수들이 리그까지 중단하고 수준 차이가 크게 나는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했다.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군 문제가 걸려있는데다, 대회 초반 보여준 경기력도 실망스러웠다. '이미 최고 대접을 받고있는 선수들이 자신의 특혜를 위해서 뛴다'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도쿄를 바라보는 대표팀
선동열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다. 내년 프리미어 12를 통해 출전권을 따내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디펜딩 챔피언'의 명예를 걸고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다. 대표팀도 차후에 분명한 보완이 필요하다. 일단 엔트리 발탁 과정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전임감독제 이전에는 기술위원회가 선수들을 발탁하고,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해당 선수들로 팀을 꾸리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은 선동열 감독의 요청으로 코칭스태프가 직접 선수를 뽑는다. 기술위원회 방식에서도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발탁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엔트리로 인해 큰 홍역을 앓았던만큼, 보다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선정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는 있다.
향후 대표팀에 뽑힐 선수들도, 군 미필일 경우 지나치게 병역 문제쪽으로 화제가 집중되거나 공개적으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대표팀이 개인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