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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28일(이하 한국시각) 'ESPN The Magazine' 7월호 내용의 일부를 인터넷을 통해 먼저 공개했다.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실렸다. 선수들의 나이에 따른 기량 변화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추적한 분석 기사다. 기사를 쓴 샘 밀러 기자는 LA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26세의 마이크 트라웃과 38세의 앨버트 푸홀스를 비교해 예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23세에 파워, 스피드 등 운동 능력이 최대치에 오르고, 경험과 기술이 붙는 26세에 전성기가 시작돼 30세에 정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밀러 기자는 '푸홀스는 23세, 26세, 30세때 각각 MVP 투표에서 2위를 기록했고, 그 기간 3번(2005, 2008, 2009년)의 MVP에 올랐다'면서 '그러나 지난 7년 동안 그는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몸값 비싼 무거운 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했다.
김현수는 지난 27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을 때리며 7대2 승리의 주역이 됐다. 1-0으로 앞선 5회말 KT 우완 이종혁의 143㎞짜리 한복판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중앙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승세를 굳혔다. 완벽한 타격 밸런스에서 뿜어져 나온 대형 홈런포로 김현수의 컨디션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날 현재 김현수는 타율 3할5푼7리(311타수 111안타), 14홈런, 72타점, 66득점을 기록중이다. 최다안타와 득점 부문 선두이며, 타점 2위, 타율 4위에 올라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시즌 202안타, 26홈런, 131타점, 120득점을 올릴 수 있다. 안타수, 타점,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가 예상된다. 이전 김현수의 최고 시즌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인 2015년이다. 그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 103득점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병규 LG 타격코치는 올초 전지훈련 때 스포츠조선이 실시한 10대1 인터뷰에서 김현수에게 "올해 2015년의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 2015년이 전성기였다는 얘기다. 당시 김현수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보다 더 잘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코치는 "타격 밸런스, 스윙 스피드, 컨택트 등 내가 뭐라고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김현수는 "조금 안 좋을 때 신경식 코치님, 이병규 코치님과 의논하고 전력분석팀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팀이 승리하도록 항상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은 타자는 늘 고민하며 주위와 상담하고 신중하다. '진짜' 전성기를 맞은 김현수의 시즌 종료 시점의 성적이 궁금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