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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간 3연장' 롯데, 마운드 언제쯤 안정 찾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6-28 10:17


◇롯데 윤성빈(오른쪽)이 지난 5월 9일 잠실 LG전에서 김원형 투수코치, 포수 나종덕과 마운드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다 잡았던 승부에서 헛심을 판다면 그보다 더 허무할 수 없다.

롯데에겐 지난 1주일 동안 치른 3차례 연장전이 그렇다. 지난 21일(수원 KT 위즈전)부터 1주일 동안 치른 6경기에서 롯데가 거둔 성적은 1승2무3패. 전체 일정의 절반인 3경기가 연장전이었다. 1승2무의 성적을 올린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2차례 무승부의 과정은 우려가 될 만하다.

지난 21일 KT전이 그랬다. 2-3으로 뒤지다 9회초 동점을 만들며 연장전에 돌입한 롯데는 10회초 2점을 추가하면서 5-3,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10회말 곧바로 2실점을 했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24일 잠실 LG 트윈스전도 마찬가지다. 0-1로 뒤지던 6회초와 7회초 각각 민병헌, 앤디 번즈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7회말 곧바로 실점하면서 연장까지 돌입했고 12회가 되도록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선 결과들을 생각해보면 27일 연장 12회말 김동한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9대8 승리를 가져간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 연장 승리는 그나마 나아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앞선 두 경기와 다르지 않다. 8회말 민병헌의 적시타, 채태인의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6-5로 역전했지만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이 동점을 내주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3차례 연장전의 발단은 불펜이었다. 선발 투수들이 잘 막았지만 바통을 이어 받은 불펜에서 실점하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경향이 짙다. 동점, 역전을 만들어놓은 타선 입장에선 충분히 힘이 빠질만한 결과다.

롯데는 선발진이 불안정했던 시즌 초반 불펜을 적극적으로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타선이 살아난 4월 중순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적극적인 불펜 활용으로 승수를 쌓아가는데 성공했으나, 체력적인 부담과 구위 하락은 불가피했다. 결국 6월 들어 필승조 오현택-진명호가 무너졌고, 불펜 부담을 전체적으로 가중시키는 원인이 됐다. 필승조-추격조 구분 없이 소화하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전체적인 피로감이 상당하다. 28일 현재 롯데 불펜 투수들은 총 280이닝을 소화해 10팀 중 3위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5.56으로 9위다.

이런 가운데 선발진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지난 21일 왼쪽 이두근의 불편함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 중이다. 선발로 복귀한 박세웅이 4경기 동안 소화 이닝수를 늘려가고 있으나 구위를 완벽하게 찾진 못한 모습이다. 선발로 복귀한 윤성빈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켰던 노경은은 23일 잠실 LG전 뒤 구위 저하로 2군에서 재정비에 임하고 있다. 남은 선발 자원은 브룩스 레일리, 김원중. 듀브론트와 노경은이 복귀하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나 활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어려운 승부들은 올 시즌 롯데가 겪고 있는 마운드 불안정과 관련이 깊다. 선발-불펜 모두 확실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롯데가 언제쯤 탈출구를 찾을지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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