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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았던 승부에서 헛심을 판다면 그보다 더 허무할 수 없다.
앞선 결과들을 생각해보면 27일 연장 12회말 김동한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9대8 승리를 가져간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 연장 승리는 그나마 나아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앞선 두 경기와 다르지 않다. 8회말 민병헌의 적시타, 채태인의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6-5로 역전했지만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이 동점을 내주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3차례 연장전의 발단은 불펜이었다. 선발 투수들이 잘 막았지만 바통을 이어 받은 불펜에서 실점하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경향이 짙다. 동점, 역전을 만들어놓은 타선 입장에선 충분히 힘이 빠질만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선발진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지난 21일 왼쪽 이두근의 불편함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가 재정비 중이다. 선발로 복귀한 박세웅이 4경기 동안 소화 이닝수를 늘려가고 있으나 구위를 완벽하게 찾진 못한 모습이다. 선발로 복귀한 윤성빈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켰던 노경은은 23일 잠실 LG전 뒤 구위 저하로 2군에서 재정비에 임하고 있다. 남은 선발 자원은 브룩스 레일리, 김원중. 듀브론트와 노경은이 복귀하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나 활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어려운 승부들은 올 시즌 롯데가 겪고 있는 마운드 불안정과 관련이 깊다. 선발-불펜 모두 확실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롯데가 언제쯤 탈출구를 찾을지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