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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공장 되어버린 SK 마운드, 힐만 감독은 어떤 해답을 찾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6-20 11:21


29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3회를 마치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됐다. 덕아웃을 나서고 있는 SK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5.29/

지난해부터 SK 와이번스는 확실한 팀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홈런 타선을 앞세운 공격 야구. 2017시즌 SK는 무려 234개의 팀 홈런으로 타 구단을 압도했다. 올해도 118개의 홈런을 날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에 도달해 있다. 홈런 레이스 톱5 안쪽에 최 정(1위, 25개)과 로맥(공동 2위, 23개) 그리고 김동엽(5위, 18개) 등 무려 3명의 타자가 포진돼 있기도 하다. 한동민이 17개로 6위다. 무시무시한 홈런 군단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SK에 특이점이 발생했다. 타선 뿐만 아니라 투수진도 리그 전체의 홈런량 증가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타자들이 홈런의 장인이라면, 투수들은 '홈런 공장장'이 되어버린 듯 하다. 투수진이 홈런량 증가에 기여하는 홈런 공장장이 되었다는 건 결국 장타를 너무 쉽게 내주고 있다는 뜻이다. 좋은 지표라 할 수 없다.

기록을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최근 10경기에서 SK 투수진은 6.3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8위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SK는 이 기간에 3승1무6패로 부진했다. 리그 4위로 추락한 직접적 이유다. 물론 장점이던 타선의 힘도 이 시기에 부쩍 약해졌다. 팀 타율이 2할5푼1리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장점인 홈런은 16개(전체 3위)가 나왔지만, 승리에 직접적 기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의 무기력함을 지적하기에 앞서 마운드의 붕괴현상을 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점수를 뽑아줘도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승리와 멀어지는 패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SK 마운드의 장타 허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10경기에서 무려 24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같은 기간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이었다. 피장타율 또한 0.538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두산 베어스의 피장타율(0.342)과 비교하면 무려 2할 가까이 높다는 게 확인된다. SK 마운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니 SK 투수진을 '홈런 공장장'이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이런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투수나 타자 모두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마치 시계추의 움직임처럼 컨디션이 변한다. 최근에는 좋지 못한 흐름이었다"면서 "하루 아침에 좋아지길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지금은 믿음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좋아지길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일견 맞는 의견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페이스가 계속 변한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이런 이유로 팀의 사령탑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일종의 '플랜 B'를 만들어둬야 한다. 투수진의 보직 이동이나 2군에서의 긴급 수혈 등이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힐만 감독 역시 엔트리 교체나 보직 이동 등의 방법을 꾸준히 써오고는 있다. 그러나 이게 큰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의 부진이 이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 듯 하다. 기다리기는 게 능사였던 시점은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과연 힐만 감독은 투수진의 부진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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