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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진욱 감독, "5분 먼저 할까" 외친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6-10 17:13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예정된 가운데 양팀 선수단이 훈련을 펼쳤다. kt 김진욱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6.08/

"우리가 5분 먼저 하면 안될까."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말 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노리는 KT 위즈 김진욱 감독이 가벼운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냈다. 그러나 이게 꼭 농담만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내심 김 감독의 소망(?)도 진하게 담겨 있었다.

김 감독은 10일 수원 넥센전을 앞두고 "우리가 게임을 5분쯤 먼저 시작할까?"라더니 돌연 구단 관계자에게 "(전광판 시계를)5분씩 앞당겨놔라"는 말을 했다. 김 감독이 이렇게 경기를 빨리 시작하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전날까지 2만9999개의 KBO 통산 홈런이 터져 이날 3만호 홈런의 주인공이 탄생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수원을 포함해 이날 경기가 열리는 잠실과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모두 '3만호 홈런'의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KBO도 5개 구장에 직원을 파견해 '3만호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1개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다들 홈런을 노릴 것이다. 결국 시간 싸움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경기를 5분 일찍 시작하면 그만큼 3만호 홈런의 주인공이 수원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마침 KT는 이날 넥센전을 '강백호 DAY : 나는 강백호입니다!'로 지정하고 슈퍼루키 강백호를 부각시키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경기 전 팬 사인회를 시작으로 강백호의 모교인 이수중 후배들의 애국가 제창, 또 강백호 아버지의 시구와 어머니의 시타 행사를 열었다. 또 강백호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4000벌 및 백호 마스크 5000개를 증정하기도 했다.

때문에 KT 관계자들은 내심 1번 타자로 나서는 강백호가 3만호 홈런까지 터트려주길 바라고 있었다. 김 감독의 '5분 먼저!' 발언 역시 이런 염원에서 나온 셈이다. 올해 10개의 홈런을 치고 있는 강백호가 남들보다 먼저 타석에서 홈런을 쳐 뜻깊은 기록을 세워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경기 시간을 임의대로 앞당길 수는 없는 일이다. 게다가 3만호 홈런의 주인공도 금세 나왔다.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기도 전에 SK 와이번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3만호 홈런을 날려버렸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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