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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한번더 윤석민에게 기회를 줄까.
3회까진 좋았다. 윤석민은 전체적인 구속이 줄었지만 그 공으로 낮게 제구를 하면서 롯데 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피칭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낮은 공에 방망이가 나가면 땅볼이 됐고, 치지 않으면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하지만 투구수가 늘어나고 타순이 한바퀴 돌며 타자들이 윤석민의 공에 익숙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50개가 넘어가자 구위가 떨어진 듯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번엔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내야 불규칙 바운드로 안타를 주더니 연속 폭투로 1점을 헌납했다. 무사 1루서 4번 이대호에게 홈런성 타구를 맞았지만 중견수 버나디나가 펜스 앞에서 잡아 1아웃이 됐고 KIA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3회까지 보여준 윤석민의 피칭은 분명히 첫 등판보다는 좋았다. 제구도 안정적이었고, 구위도 상대 타자들에 범타를 유도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구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다. 50개가 넘어가면서 제구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70∼80개까지 힘을 계속 유지하느냐가 앞으로 선발로서의 관건이 될 듯하다.
KIA로선 윤석민을 계속 선발로 쓰느냐의 문제가 생겼다. KIA의 상황이 여유있지는 않다. 자칫 연패에 빠지면 하위권으로 다시 내려간다. 계속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 자신감을 잃는 것보다는 2군에서 구속과 체력을 올려서 다시 1군에 서는 게 더 낫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KIA와 윤석민 모두 좋아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희망도 봤고, 한계도 봤던 윤석민의 두번째 등판이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