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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안통하더라" 김경문 감독 카리스마 리더십, 한계 왔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6-03 23:08 | 최종수정 2018-06-04 01:03


2018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가 11회말 3-2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김경문 감독과 김평호 수석코치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4.17/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3일 경기 후 갑작스레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NC는 올 시즌 개막 전에는 우승권 전력으로 분류됐고 3월을 6승1패로 마무리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4월에 들어서자 연패를 거듭하며 추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달 20일 꼴찌로 내려앉았다.

꼴찌로 내려앉은 후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김 감독은 붕괴된 선발 마운드에 대체 선발을 찾으려고 정수민 노성호 김건태 최금강 등 여러 투수들을 투입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들어 간신히 최성영이 선발 역할을 해주기 시작했다. 불펜도 투수들이 돌아가며 부진의 늪에 빠져 김 감독의 속을 타게 했다.

타선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에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맥없이 지는 경기가 많아졌다. 박민우는 부진에서 간신히 벗어났고 나성범만이 유일하게 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었다.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마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임창민 모창민 김성욱 등 부상 선수들까지 속출하며 속절없이 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이때쯤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감독의 리더십이 더이상 현장에서 통하지 않았다"며 "지난 해까지만해도 김 감독의 콘트롤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선수단이 올해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 자주 보였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의 연차가 쌓이고 몸값이 높아지면서 신인급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김 감독의 리더십이 통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김 감독은 평소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운영해왔다. NC 더그아웃에서는 타팀과 다르게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감독에게 군대식 인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크럭스조차 감독에게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며 90도로 허리숙여 인사할 정도다.

때문에 이런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실 최근 프로야구에는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 등 선수친화형 감독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소통을 중시하고 온화한 리더십이 100억 넘게 받는 선수들을 이끌 때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찌됐든 NC구단의 말처럼 '2011년 8월 NC 창단 감독으로 부임해 7년간 신구세대의 조화, 무명선수의 과감한 발탁 등으로 다이노스를 성장시키는데 기여한' 김 감독의 사퇴는 다소 씁쓸함을 남긴다. 김 감독은 하루아침에 김경문 고문으로 불리게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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