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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도 보였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이제부턴 선택의 문제다. 넥센 히어로즈 신인 투수 안우진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이후 한 차례(5월27일 롯데전 3⅔이닝 1볼넷 3삼진 무실점) 더 중간 계투로 던진 안우진은 1군 콜업 후 세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변신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LG전에서 안우진은 3이닝 만에 6안타(2홈런) 1볼넷 2사구 4탈삼진으로 6실점하며 첫 패전을 기록했다.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현수에게 크게 혼난 날.' 2개의 홈런이 모두 김현수에게 허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기며 산뜻하게 출발했는데, 2회말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내줬다.
결국 안우진은 3회를 겨우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총 투구수 79개. 좀 더 던질 여력은 있었지만, 일단은 여기서 한번 쉬어주는 게 타이밍 상 맞다. 다음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선발 데뷔전에서 안우진은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를 구사했다. 하지만 '패스트볼(51.9%)-슬라이더(45.6%)'가 97.5%에 달해 사실상 투피치로 경기를 운영한 셈이다. 구속은 패스트볼이 평균 149.1㎞, 슬라이더가 136.6㎞로 나왔다. '150㎞ 패스트볼-140㎞ 슬라이더'의 오버핸드 파워피처 스타일이라고 보면 될 듯 하다. 상당히 강력한 구위로 무장한 매력적인 투수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러나 아직은 아마추어의 티를 벗지 못한 신인의 한계도 명확했다. 3회 들어 하위 타선을 상대하면서 급격히 밸런스가 무너진 점, 수비의 불안정한 모습에 동요하는 점, 강력한 좌타자(김현수)에게 계속 공략당한 점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안우진 뿐만 아니라 장정석 감독에게도 숙제가 주어졌다. 과연 안우진을 앞으로도 계속 선발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불펜에서 차차 성장하게 할 것인지를 택해야 한다. 이번 등판은 다분히 테스트 성격이 짙었다. 기존 선발인 신재영의 밸런스 저하 때문에 나온 카드인데, 어쨌든 결과만 보면 성공적이지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몇 차례 더 기회를 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고, 기존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간 뒤 안우진에게는 부담없는 불펜 자리를 주는 방안도 나쁘진 않다. 과연 장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