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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 '180도 대변신' 기량발전상 후보 누가 있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6-01 06:08


8일 잠실야구장에서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롯데 진명호가 8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5.08/

프로야구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올 시즌 가장 핫한 스타 중 1명이 바로 최주환이다. 그는 2006년 두산 입단해 만년 백업에 머물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고 3할 타자가 됐다. 올스타전에도 나갔다. 그렇게 야구 인생 전환점을 맞이하더니, 올 해는 김태형 감독이 가장 믿는 주축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30일 현재 타율 3할1푼6리, 6홈런, 4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장타율이 4할2푼4리였는데, 올 해는 무려 5할6푼이다.

항상 최고 활약을 펼치는 홈런왕, 다승왕, MVP 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하지만 이 스타플레이어들을 뒷받침하는, 알토란 역할을 해주는 선수들이 없다면 팀은 강해질 수 없다. 그래서 올 시즌 자신이 가진 기량을 모두 뽐내고 있는 예비 스타들을 찾아봤다. 시즌 종료 후 열리는 KBO리그 시상식에는 '기량발전상'이 없지만, 만약 시상 부문이 있다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 같다.

◇투수

진명호(롯데 자이언츠-27경기 28⅓이닝 4승1패6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0.95)

이런 반전이 또 있을까. 2009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진명호는 모두가 기대한 파이어볼러 유망주였다. 하지만 튼튼한 몸으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데, 제구력이 불안했다. 멘탈도 문제였다. 선발로 나가 얻어맞고, 패전처리 롱릴리프로 내보내면 불꽃투를 선보였다. 다시 선발 기회를 주면 또 초반 난조로 무너지곤 했다. 제구가 안좋은 투수라 지도자들은 그를 선발로 키우는 걸 고집했는데, 조원우 감독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한 그를 최고의 불펜 요원으로 변신시켰다.

서 균(한화 이글스-28경기 16⅔이닝 7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08)

많은 새 얼굴들이 한화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서 균이다. 규정상 신인상 후보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2014년 입단했고 지난해 1군 14경기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선수다. 우완 사이드암으로, 지난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25경기 만에 처음으로 자책점을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 전까지 한화 허리를 완벽하게 지켜주며 상승 동력을 만들어줬다.

금민철(KT 위즈-11경기 62⅓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3.90)


현재 사실상 KT의 에이스.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공헌도가 훨씬 크다. 11번 선발 등판 중 6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다른 경기도 퀄리티 스타트에 근접한 투구였다. 매경기 5~7이닝을 2~4실점 정도로 막아내는, 계산이 서는 선발로 변모했다. 2005년 두산 입단 후, 좌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제대로 잠재력을 터뜨린 시즌이 없었다. 2010년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6승11패를 기록한 게 가장 좋은 시즌이었다. 올 해는 10승에 도전한다.

※이 외 박치국(두산 베어스-28경기 28⅓이닝 1승2패8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2.86) 최충연(삼성 라이온즈-27경기 31⅓이닝 1승3패6홀드1세이브 2.59) 이영하(두산-17경기 41⅔이닝 3승1패2홀드 5.62) 한승혁(KIA 타이거즈-9경기 44⅔이닝 3승2패 5.84) 등도 훌륭한 피칭을 하고 있다.


2018 KBO리그 NC와 LG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LG 이형종이 김현수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오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23/
◇타자

이형종(LG 트윈스-33경기 타율 3할8푼5리 3홈런 16타점 3도루)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부상으로 합류가 늦었지만, 곧바로 1번 타자로 맹활약중이다. 거침없이 초구를 치는 야생마 같은 모습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해 타자 전환 후 본격적인 첫 시즌을 치렀는데, 초반 잠깐 활약 후 체력 저하로 내리막 길을 탔다. 올 해는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를 알차게 했고, 자신을 믿어주는 류중일 감독을 만나 심적으로 편안해 졌다. 외야 수비도 점점 안정되고 있다. 야구 재능을 타고났기에 타자로서 경험이 쌓일수록 더 무서워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본기(롯데 자이언츠-51경기 타율 3할 4홈런 30타점 1도루)

수비 요정 신본기의 대변신이다. 지난해 325타수를 소화하며 기록한 타율이 2할3푼7리. 수비에서는 결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약한 방망이 때문에 주전 자리를 확고하게 다지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 해같은 타격 실력이라면 무조건 주전이다. 타율도 높지만, 찬스에서 한방씩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0타점의 영양가가 매우 높다. 지난해 5홈런을 넘어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선행왕으로 잘 알려져있는데, 야구로 주목받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올 해 이뤄질 것 같다.

임병욱(넥센 히어로즈-54경기 타율 3할8리 5홈런 20타점 11도루)

지난 3년은 백업, 그리고 부상으로 한정적인 역할을 해야 했다. 올 해는 확실한 주전 외야수로 거듭났다. 2014년 입단 때부터 염경엽 전 감독(현 SK 와이번스 단장)이 미래에 30홈런-30도루를 할 선수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는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외야 수비와 주루 능력은 상위권 수준에 도달했고, 타격도 더욱 정교해졌다. 힘보다는 빠른 회전으로 공을 때려내는 스타일이다. 장타율이 4할9푼2리로 매우 좋아졌다. 조금 더 힘을 키우면, 장타력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 외 노수광(SK 와이번스-50경기 타율 3할2푼2리 2홈런 15타점 4도루) 김규민(넥센-25경기 4할 1홈런 20타점 4도루) 오태곤(KT-52경기 2할9푼3리 6홈런 16타점 5도루) 지성준(한화-35경기 2할5푼6리 1홈런 8타점)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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