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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발 트레이드 뒷돈 파문이 일파만파다. 급기야 수년간 장막 뒤에서 은밀한 거래를 해오던 구단들이 여론의 압박에 자진신고를 했다. KBO의 환수조치와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에도 부담을 느꼈다. 이참에 프로야구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운찬 KBO 총재는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부끄럽기도 하고, 과거 일이라 치부하면 비겁한 것이다. 참담하다"고 했다. 또 "지금은 단계별 조사를 통해 실상을 파악하고 잘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아픔들이 리그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31일 "이번 사안은 리그 가치를 훼손하는 엄중한 일이다. 다만 리그가 파행되면 안된다. 리그 운영을 놓고보면 선수들의 경기력 측면이 있겠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단직원들도 직장인이고 가족이 있다. 야구팬들의 히어로즈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이다. 경영진의 일탈로 실망이 크시겠지만 히어로즈를 아끼는 팬들도 많이 계신다. 이 부분도 존중받아야 한다. 히어로즈에 대한 여러가지 조치는 오늘 내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더 들여다보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FA 계약에 대한 뒷얘기는 소문이 팩트를 증폭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금 대납부터 초장기 계약까지. 옵션 부분에 대한 명쾌한 발표가 없다보니 구단과 선수간에 깨끗한 협상이 쉽지 않다.
팬들도 혼란스럽다. 매번 계약때마다 선수가 바라는 적절한 대우 외에 '구단의 진정성'과 같은 애매모호한 표현들이 난무하는데 실상은 거액의 옵션이나 또 다른 특혜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같은 돈을 제시했는데 떠나는 프랜차이즈 선수를 보며 팬들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은 수년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밀에 붙여지는 거액의 옵션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선수 연봉보다는 전 소속팀에 지불하는 이적료가 급상승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묻지마식 영입전쟁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 몸값은 급상승했다. 이미 KBO리그는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 사이에선 한몫 챙길 기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