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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발행 무산, 타이틀 스폰서 유치 실패, 총재 직권 페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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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에 대한 지배력을 항구적으로 유지하려는 이장석 전 대표와 이를 저지하려는 반대파의 파워게임은 지금까지도 물밑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 전 대표와 구단의 과거 잘못들이 최근 계속 터져나오고 있는 이유도 이 전 대표의 반대 세력들이 내부 자료를 특정 언론에 계속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력들이 과거의 비리를 계속 공개하는 진짜 목적은 리그나 구단의 정상화가 아니다. 그저 자신들의 지분을 명확히 확보해 구단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냉정히 말해 이 세력들 또한 히어로즈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연대책임이 있다. 핵심 주주들이었고, 구단 의사 결정의 정점에 있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5월10일 주주총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위한 신주 발행을 결의했다. 이 전 대표 측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된 이 조치로 인해 '운영자금 확보'라는 명목으로 보통주 574만주(발행가액 5000원)가 발행돼 기존 주주들의 지분 상황에 따라 신주 인수권이 부여됐다.
이렇게 되면 이 전 대표측이 배정 지분에 상당하는 금액만 납부하면 여전히 팀의 대주주로 활동하게 된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도 충분히 구단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이 점을 노리고 신주를 발행한 것이다.
당연히 이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선 세력의 불안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내부 과거 비리를 격렬하게 고발하는 동시에 신주 발행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법원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이런 법적 공방은 조만간 정리가 될 전망이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이기든지 KBO리그 발전과는 무관하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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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실질적으로 히어로즈 구단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와 관련이 있다. 지난 2010년에 맺은 넥센 타이어와의 타이틀스폰서 계약은 올해가 끝이다. 내년에도 '넥센 히어로즈'가 되려면, 계약이 연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미 넥센 측은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넥센 측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이 전 대표가 재판에 회부되고 유죄 판결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 1차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문제들이 계속 터질 때마다 '넥센'의 이름이 부각 되면서 애초 의도와는 달리 부정적 이미지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어쨌든 기업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고, 대다수 사람들이 히어로즈발 사건과 넥센 타이어와의 연관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넥센 타이어가 손해를 본 것은 없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쨌든 넥센 타이어의 입장에서는 사건사고와 관련돼 자꾸 기업명이 노출되는 걸 꺼리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히어로즈 구단에 스폰서비 지원을 중단하며 구단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5월부터 스폰서비 지급을 재개했지만, 사실상 이것이 계약 연장 거부의 사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히어로즈 구단이 내년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체제로 자생력을 이어가려면 또 다른 메인 타이틀 스폰서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게 쉽게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일단 이전까지 이러한 작업은 이 전 대표의 선에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수감돼 있어서 이런 일에 나서기 힘들다. 박준상 신임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현재 뒷돈 트레이드 등 현안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여력이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이미 구단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선뜻 거액을 주고 타이틀 스폰서를 자처할 만한 회사가 나올 것인가라는 부정적 전망이다. 타이틀 스폰서는 일반 스폰서와는 규모가 다르다. 기간에 따라 백억원대 이상으로 액수가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굳이 이 돈을 주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얻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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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이게 가장 걱정해야 할 문제다. 여러 가지 편법과 불법적 경영으로 리그 전체의 질서에 악영향을 미친 히어로즈 구단에 대해 정운찬 KBO 총재가 '총재직권'을 발효해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예상일 뿐이지만, 만약 이런 조치가 실제로 나온다면 그 수위가 상당히 높을 가능성이 크다. 퓨처스리그 강등이나 아예 리그 퇴출의 조치까지 내려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모든 일은 정 총재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러나 정 총재가 취임 당시 '클린 베이스볼'이라는 기치를 표방한 만큼, 이전 총재들과는 다른 방식과 수준으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신상우, 유영구, 구본능 등 KBO 전임 총재들과 당시의 사무국이 실질적으로 현재 히어로즈 사태를 만들고 조장해 온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만큼, 정 총재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더 강한 칼을 꺼내들 수도 있다.
그리고 사실 이런 식으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나와야 하는 게 맞다. 이는 비단 히어로즈 구단 하나만을 쳐내기 위함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리그 전체가 편·불법 행위에 대해 '관례'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너그러웠던 게 사실이다. 특히나 트레이드, FA 계약 그리고 외국인 선수 영입 등 돈이 연루된 모든 일에 관해서는 '축소'와 '은폐'가 일상화 돼 왔다.
이는 KBO리그 전 구단에 해당한다.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SK 와이번스가 유일하게 현금을 얹어주지 않은 것으로 나왔지만, SK도 다른 측면, 즉 FA나 외국인 선수 계약 내용을 100% 투명하게 발표한 게 아니다. 때문에 차제에 아예 이러한 아마추어적 행태의 악순환을 끊고,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 총재와 KBO가 전에 없는 강력한 제재를 들고 나와야 한다. 만약 이전 총재들처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솜방망이 처벌이 나오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때문에 히어로즈 구단의 퇴출이나 퓨처스리그 강등과 같은 상황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분명 프런트 직원과 선수들의 생계에도 악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과연 정 총재는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