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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가 손가락을 때릴 때만해도 큰일이 아닌가 했다. 하지만 이용찬은 끄떡없었고, 팀에 다시 한번 승리를 선사했다.
에이스보다 더 잘던지는 5선발 이용찬이 홈런군단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여전한 호투를 보였다.
이날 승리를 챙기면서 시즌 6승째. 올시즌 선발 등판한 6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팀에서 가장 약하다는 5선발. 그런데 5선발이라는 이용찬이 선발로 나온 경기를 모두 이겼으니 더할나위 없다.
에이스라고 표현해도 어색함이 없다. 이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32였다. 34이닝 동안 25개의 안타를 맞았고, 탈삼진 21개에 볼넷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이날도 최고 147㎞의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며 SK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시작한 이용찬은 4-0으로 앞선 2회초 4번 로맥에게 볼넷, 6번 정의윤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7번 김성현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때 가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 김성현의 타구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올렸다가 공을 던지는 오른손 검지를 맞은 것. 덕아웃으로 내려갈 때 아픈 듯한 제스처를 취해 걱정을 낳았으나 이후에도 이용찬은 씩씩하게 던졌다. 3회와 4회에 연속 삼자범퇴로 좋은 컨디션을 보인 이용찬은 5회초 일격을 맞았다. 2사후 7번 김성현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뒤 8번 최 항에게 중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144㎞의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고, 최 항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6회초엔 로맥에게 시즌 18호 솔로포를 허용. 3실점을 해 올시즌 한경기 최다 실점을 했다.
6-3으로 쫓겼지만 6회말 타선이 다시 2점을 더해져 8-3의 여유를 찾았고, 이용찬은 7회초에도 나와 삼자범퇴로 막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용찬은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지는 않지만 바깥쪽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제구력과 커브, 포크,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 상대를 제압한다. 지난해보다 구속이 늘어 피하지 않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이면서 긴 이닝을 소화한다. 이날까지 6번의 선발 등판 모두 6이닝 이상 던졌다.
이용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가락은 살짝 붓기가 있지만 지금은 괜찮다. 손가락을 맞은 이후 강약 조절을 하면서 풀었다"라며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줘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라고 했다.
6연승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나 들뜨지 않는다. 이용찬은 "매경기 잘 던지는 것은 욕심이다"라며 "그저 6이닝 이상만 투구하려고 한다. 5선발로서 기본 역할만 잘 하려고 한다"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