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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없다. 컴백 이정후 "몸쪽공 무섭지 않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30 20:56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예정된 가운데 양팀 선수단이 훈련을 펼쳤다. 넥센 이정후가 번트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5.08/

"몸쪽 공 두렵지 않아요."

부상이 선수에게 미치는 악영향 중 하나는 바로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점이다. 다치게 된 상황이나 부위, 그리고 그 당시의 통증이 기억의 뿌리에 남아 심리적으로 후유증을 줄 수 있다. 특히나 사구에 맞은 타자의 경우에는 몸쪽 공의 대처 능력이 줄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몸이 다 낫더라도 이전 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사구 부상 때문에 1군에서 제외됐던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도 혹시나 그런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건 아닐까.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경기 중에 다쳐서 재활을 한 적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이정후는 단 한 차례 부상없이 전경기를 소화했다. 고교 시절에도 특별히 다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기우였다. 부상 후 17일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온 이정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몸쪽 공이 두렵지 않다"고.

이정후는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 때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왔다가 상대 외국인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공에 종아리를 맞아 다친 뒤 17일 만이다. 가벼운 부상이 아니었다. 정밀 검진 결과 종아리 근육 미세손상 판정을 받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3주 이상 재활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며 결국 17일 만에 1군 무대 컴백에 성공했다. 구단 역시 이정후의 빠른 재활을 위해 일본으로 보내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이정후도 전력을 다해 재활에 집중한 결과다. 젊고 건강한 신체에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이 합쳐지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정후는 부상 후 11일 만인 지난 28일에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어 다음날에도 경기에 나서며 정상 컨디션 회복을 확인한 이정후는 30일에 1군에 콜업돼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 출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빠른 회복을 위해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재활에만 집중했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 노력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였다. 또한 이정후는 "몸쪽 공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보니까 생갭다 실전 감각이 유지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면서 "특히 몸쪽 공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었다. 퓨처스리그에서 몸쪽 승부가 많이 들어왔지만, 별로 무섭거나 하지 않았다. 트라우마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부상과 재활을 겪으며 이정후가 한층 더 단단하게 성장한 듯 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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