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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김상수', 넥센은 결국 옳은 답을 찾았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27 09:47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넥센 김상수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16/

전화위복이 계속 이어진다. 넥센 히어로즈가 계속 이어지는 악재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가는 이유다. 주전 선수들이 아플 때는 2군에서 새 얼굴들이 올라왔다. 박동원과 조상우가 물의를 일으키며 전력에서 이탈하자 선수단은 더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돌아왔다. 마무리로 전환한 김상수가 첫 출격부터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며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상우가 이탈한 시점에서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일찌감치 김상수를 마무리로 전환할 생각을 했다.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 이미 지난해 마무리 경험이 있는데다 올해 팀 내 불펜진 중에서 가장 좋은 구위와 성적을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1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던 김상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이 경우 필승계투진의 무게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따져볼 때 이건 차후 해결해도 될 문제였다. 마무리를 확실히 다져놓는 게 더 시급했다.

그렇게 김상수에게 마무리를 맡기자 뒤가 편해졌다. 김상수는 26일 고척 롯데전에서 3-2, 1점차 리드하던 9회 등판해 1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안타 1개를 맞았어도 큰 위기감은 들지 않았다. 마운드의 김상수는 자신감이 있었고, 넥센 벤치의 신뢰 역시 두터웠다. 이날의 세이브 장면은 앞으로 넥센이 보다 안정적인 경기 마감을 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사실 김상수의 마무리 전환은 시즌 개막 후 몇 차례 수면 위로 떠오르던 카드다. 조상우가 강력한 패스트볼을 지녔음에도 주기적으로 블론 세이브를 하는 등 불안감을 노출해왔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장 감독은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진정한 강력함을 보여줄 것"이라고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곤 했다. 강력한 마무리를 키워보겠다는 의지가 뚜렷했기 때문에 이렇게 선수를 두둔해주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또한 김상수 역시 후배인 조상우가 언젠간 리그 최강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며 기운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그러나 조상우는 이런 감독과 선배의 전폭적 지지를 너무나 가볍게 여겼다. 계속 불안한 모습으로 팀의 승리를 날리고 있는 상황이라면, 여흥을 즐길 게 아니라 상대 타자 연구와 투구 밸런스 확립에 시간을 들였어야 한다. 그러나 말도 안되는 일탈 행위로 팀에 막대한 데미지를 입혔다. 물론 본인의 커리어도 사실상 끝장난 것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조상우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탈은 팀에는 또다른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더 이상 고민할 것 없이 김상수가 마무리를 맡아주면 된다. 필승조 약화 문제에 대한 대안도 적지 않다. 2군에서 올라올 투수도 있고, 153㎞를 던진 안우진을 활용하는 법도 있다. 어쨌든 김상수가 뒷문만 확실히 틀어막아주면 불펜투수진 운용은 이전보다는 한층 원활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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