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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괴물신인' 강백호는 타석 옆 그라운드 바닥에 뭘 그리는 걸까.
처음 큰 네모를 그린다. 그리고 그 안에 조그마한 동그라미를 이어 그린다. 네모는 항상 같은데, 동그라미는 위치가 바뀐다. 무슨 의미일까.
그 타석에서 어떤 코스를 치겠다는 자신만의 암시다. 강백호는 "고등학교 때는 안했다. 프로에 들어와 나도 훌륭한 선배님들처럼 타석 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게 됐다. 스트라이크존을 네모로 생각하고, 동그라미는 내가 노리는 코스에 그린다. 그 코스만 노리고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진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이어 "무조건 그 코스에 들어오는 공만 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공이 안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노린 코스로 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집중력이 생긴다"고 밝혔다.
에피소드도 있다. 상대팀 선배 포수들이 강백호의 이런 행동을 신기해한다. 강백호는 "어떤 선배님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뭘 그리냐고 물어보셨다. 그림을 보고 '거기 들어오는 거 친다고?'라고 말씀하시길래 '네'라고 대답했다니 거기 안들어오게 하겠다고 농담을 하셨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내가 노리는 공에는 힘찬 스윙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KT 김진욱 감독은 이런 강백호를 보고 "신인인데, 주눅이 드는 모습이 없다"며 대견해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