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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수가 선발로 가는 과정, 쉽지 않은 이유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5-09 05:30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시작부터 선발 투수가 이닌 이상 대부분의 투수들이 불펜에서 시작해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과정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대부분의 투수들이 실패를 맛본다. 가장 걸림돌은 역시 투구수와 체력문제다.

길어야 2~3이닝을 소화하고, 많아야 2~30개의 공을 던지다 5이닝 이상 소화하고 90개 이상의 공을 던지려다 보면 힘이 들 수밖에 없다.

2016시즌 불펜에서 활약하다 2017년 5선발로 자리잡은 두산 베어스 함덕주는 최근 젊은 투수 중 가장 성공적인 선발 전환 사례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지난 해 9승8패-평균자책점 3.67로 무난한 선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들어서는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시즌에는 체력 문제로 인해 난타당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함덕주를 다시 불펜으로 돌리고 베테랑 이용찬을 5선발에 넣었다. 노련함과 경기운영 능력을 가진 이용찬이 선발로 더 어울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는 불펜투수들의 선발 전환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2016년 구원으로 뛰던 구창모는 2017년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올 시즌에는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됐다. 하지만 4경기만에 불펜으로 돌아갔다. 늘 위기를 자초하고 대량 실점을 하는 바람에 선발로 버텨내기 힘들었다. 정수민은 지난 달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이후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건태 역시 올시즌 첫 선발 등판한 지난 달 26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불펜 투수의 선발 전환 요건으로 두가지를 꼽았다. 힐만 감독은 "먼저 선발 투수는 투구수와 이닝수가 중요하지 않나. 얼마나 빨리 끌어 올릴수 있나가 관건이다"라며 "물론 이 과정에서 체력과 몸상태에 문제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둘째는 스태미너를 유지하면서 선발 이닝을 소화할수 있는지를 평가해야한다"며 "좋은 로케이션에 던질 수 있는지, 구속이 지속적으로 나오는지를 봐야한다"고 했다.


불펜에서 선발로 가는 과정은 역시 쉽지 않다. 성공률도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성공하면 팀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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