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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넥센 히어로즈의 야구를 보면 문득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이 떠오를 때가 있다. 좋지 않은 팀 외부 사정과 서건창 박병호 등 간판 타자들의 연이은 부상, 그리고 그에 따른 타선의 전반적 침체까지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반등의 신호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반등을 가능케 만든 '솟아날 구멍'은 바로 '퀄리티스타트 제조기' 선발진이었다.
올해 넥센 선발 로테이션은 에스밀 로저스-최원태-제이크 브리검-신재영-한현희로 구성돼있다. 개막전부터 이 로테이션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구단이다. 다른 팀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의 이유로 선발 투수들이 한 두 명씩 교체되거나 임시선발이 잠시 등장하기도 했지만, 넥센은 달랐다. 투수별로 다소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어쨌든 정해진 순서대로 등판 일정은 꼬박꼬박 지켜줬다. 사실 선발투수가 이것만 해내도 팀에는 큰 도움이 된다. 투수진 운용에 대한 '계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넥센 선발진들은 '안정감'까지 보여주면서 연이어 QS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고척 두산전에 나선 5선발 한현희가 6이닝 2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때부터 차례로 로저스(7이닝 2실점)-최원태(9이닝 1실점)-브리검(8이닝 1실점)이 'QS 인증' 행렬에 동참했다. 그리고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신재영이 6이닝 1실점으로 'QS릴레이'를 완성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