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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처음 찾은 부산 사직구장이다. 안방처럼 편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부담도 컸을 것을 것이다. 물론, 사직구장 3루쪽 원정팀 라커, 더그아웃이 낯설었을 것이다.
강민호는 2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갔다. 그는 박수로 맞아준 1루쪽 홈팀 관중석과 중앙석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첫 두 타석은 레일리의 완승이었다. 첫 타석에서 강민호는 레일리가 던진 초구를 때려 3루 땅볼로 물러났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강민호는 볼카운트 1B2S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세 번째 맞대결은 조금 달랐다. 삼성이 4-0으로 앞선 5회초 2사 만루. 팀이 리드하고 있었지만,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볼카운트 2S2B에서 강민호는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1,2루간을 지나 우익수쪽으로 날아갔다. 2타점 우전 적시타. 컨디션이 안 좋았던 레일리에겐 '카운터 펀치'나 마찬가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민호는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중심타자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팀 타선이 가라앉은 상황이다보니, 아쉬움이 더 컸다. 어쨌든 레일리가 옛 동료에게 선물 하나를 안긴 셈이 됐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