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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시즌초 무더기 경기취소, 그러나 걱정없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4-17 10:18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한국시각) 보스턴의 펜웨이파크 관중석에 한 어린이 팬이 얼굴만 남기고 점퍼와 모자로 온몸을 감싼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시즌 초 비, 눈, 한파 등 어려운 기상 조건 속에 무더기 경기 취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가 시즌 초 악천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추후 편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유가 뭘까.

17일(이하 한국시각)에도 개최 예정 12경기 가운데 3경기가 취소돼 추후 열리게 됐다. 전날에는 무려 6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5일에는 3경기가 열리지 못했고, 14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됐다. 4일 연속 경기가 취소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는 예년에 비해 올시즌 개막을 일찍 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ESPN은 이날 '메이저리그가 시즌을 일찍 시작해 경기 취소 사태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옵션이 마련됐다'며 '최근 30년간 최악의 기상 상태를 견뎌내고 있는 가운데 시즌을 일찍 개막한 것은 신의 은총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이날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올리올스전,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은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로 열리지 못했다. 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은 경기 장소인 토론토의 로저스센터 사정으로 취소됐다. 토론토 지역 한파로 로저스센터에 인접한 CN타워에 얼어붙은 얼음이 떨어져 구장 지붕 일부가 파손되면서다. 이 경기는 18일로 연기돼 더블헤더를 치러진다. 지난 15~16일 이틀 연속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를 비 때문에 치르지 못한 토론토는 3일 연속 휴식을 취했다.

메이저리그는 이날까지 총 24경기가 취소됐다. 1986년 이후 3,4월에 기상 악화로 취소된 경기가 가장 많았던 시즌은 2007년으로 25경기였다. 아직 4월 일정이 2주가 남은 상황에서 이 부문 최다 기록이 세워질 판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시즌을 4~5일 일찍 개막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2016년 합의한 노사단체협약에서 '시즌 기간'을 183일에서 187일로 늘린 덕분이다. 시즌 일정을 앞당긴 것은 취소된 경기를 가급적 시즌 후반, 또는 이동일로 미뤄 선수들의 혼란과 피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메이저리그 전략기술변혁 부문 크리스 매리낙 부사장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조금 일찍 한 해를 시작해 휴식일이 좀더 많아지게 됐고, 취소된 경기를 보충하는데도 여유가 생겼다"면서 "늘어난 4일이 작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시즌 전체를 들여다 보면 매우 의미있는 것이다. 해당 팀들이 취소된 경기를 재편성하는데 있어 훨씬 많은 대안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취소된 경기가 많아 상황이 나쁘다고는 해도 보충해야 하는 날을 진실로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는 올해 비와 눈 등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시즌 초반을 치르고 있다. ESPN에 따르면 시즌 개막 후 3주 동안 22경기가 섭씨 4.4도 이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2001년 같은 기온에서 경기를 시작한 게임수를 이미 넘어섰다.


최악의 기상 조건은 15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홈팀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으로 경기 시작 기온은 섭씨 3.3도, 바람을 감안한 체감 기온은 영하 2.2도였다. 두 팀은 당시 합계 18볼넷, 4폭투, 2사구, 4실책을 범했다. 투수와 야수들이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3월 30일 개막했다. 미국 대륙에서 30개팀이 모두 시즌 첫 경기를 치른 날짜을 놓고 보면 역대 가장 빠른 시점이다. 매리낙 부사장은 "메이저리그와 각팀 및 선수노조는 시즌 초 중단된 경기를 재편성하는 걸 쉽게 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면서 "180여일 간 162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서로간에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위해 협력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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