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과 선수들의 건강보다 경기가 더 중요했을까.
KBO리그 규약 제 27조 3항 다목에는 '경기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을 경우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기상대)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하여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돼 있다.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은 미세먼지 농도 377㎍/㎥에서 취소가 결정됐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고, 팬들도 모두 관중석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미세먼지가 있다는 예보를 듣지 못했는지 마스크를 쓴 관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를 그대로 마시고 있었다.
KBO는 오후 2시 15분에 발표되는 미세먼지 농도를 보고 결정하기 위해 기다렸다고 했다. 그동안 팬과 선수들은 그 나쁜 공기를 다 마시고 있어야 했다. 만약 농도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경기를 강행할 생각이 있었다는 뜻이다.
비가 내려서 기다리는 것과 미세먼지로 인해 기다리는 것은 다르다. 비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잦아들어 그라운드 상태만 괜찮다면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농도가 낮아진다고 해도 그때까지는 계속 폐속으로 미세먼지가 들어가게 된다. 이미 경보까지 발령돼 광주광역시에서 외출 자제 문자까지 보낸 상황에서, KBO는 30분 가까이 기다리면서 경기 개시를 생각하고 있었다.
전날 우천 취소가 결정된 이후 비가 그쳐 성급했다는 논란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KBO는 상당히 기다렸다.
맑은 날에 경기가 취소되니 아쉬울 수도 있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휴식기도 있어 될 수 있으면 경기를 치러야 하는 KBO리그의 상황도 이해가 된다. 그보다 먼저 선수, 관중의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