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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주 완벽한 플레이 오지환, 오늘만 같아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15 17:27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KBO리그 kt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LG 오지환이 강승호 타석 때 볼이 빠진 틈을 타 홈에 뛰어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15/

오늘만 같아라!

공-수-주 이 정도 경기력이면 누구도 뭐라 하기 힘들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반등의 불씨를 살린 걸까.

오지환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11대8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타율 2할2푼에 그치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오지환인데, 14일 KT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더니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먼저 공격. 안타 3개 모두 팀 득점과 연결이 됐다. 그만큼 영양가가 높았다. 1회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하고 홈을 밟았다. 한 이닝 3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말 역시 무사 2루 찬스에서 좌전안타로 추가 득점의 연결고리를 마련했다. 안타도 좌전안타, 중전안타, 우전안타 1개씩을 기록했다. 밀고, 당기고 상황에 맞는 배팅을 했다는 뜻이다.

그 다음은 수비. 전체적으로 몸놀림 자체가 매우 경쾌했다. 유독 유격수 방향으로 어려운 타구들이 많았는데 척척 처리했다. 2회초 황재균의 3루-유격수간 깊은 타구를 잡아내 강한 어깨로 송구하는 장면이 압권. 그리고 8회초 가장 중요한 수비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10-3으로 앞서다 8회에만 한꺼번에 5점을 주며 턱밑까지 추격을 당한 LG. 2사 만루 위기였다. 8회 이상하리만큼 내야수와 외야수들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가 많았다. 이 상황에서 상대 4번 윤석민이 단타 한 방만 터뜨려도 동점이 될 수 있었다. 또, 내야와 외야 사이에 뜨는 어중간한 타구가 나왔다. 중견수 안익훈은 잡을 수 없는 위치. 하지만 오지환이 침착하게 공을 따라가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을 안전하게 잡아냈다. 공을 잡았으니 쉬워보였지, 결코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이날 잠실에는 바람까지 세차게 불었다.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KBO리그 kt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LG 오지환이 kt 윤석민의 타구를 잡아낸 후 김현수와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15/
오지환 활약의 하이라이트는 주루였다.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출루 후 무사 2, 3루 찬스에서 상대 폭투 상황에 홈을 파고 들었다. KT 포수 이해창이 변화구 바운드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공이 투수쪽으로 살짝 튀었는데, 오지환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파고들었다. 포수가 앞으로 공을 잡으러 나갔다, 다시 방향을 틀어 홈쪽으로 와 태그를 시도하는 데 여의치 않음을 이용한 것이다. LG는 4-0으로 앞서다 3회초 3점 추격을 당했는데, 오지환의 이 득점으로 다시 공격의 물꼬를 텄다. KT 선발 금민철을 더욱 흔들리게 한 것은 물론이다.

오지환은 3할 가까운 타율, 그리고 20개 이상의 홈런, 또 두자릿수 도루가 가능한 선수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도 리그 상위권이다. 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노리기 위해 상무 입대까지 포기했다는 사실에 여론이 안좋은 방향으로 흘렀다. 유격수로서 리그 상위권 성적을 올려야 대표팀 합류가 가능한 상황에, 개막 후 심적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공격도 부진했고, 수비에서도 실책이 많이(4개) 나왔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경기력만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대표팀에 선발된다 해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다. 특히, 타격과 수비 뿐 아니라 주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활용 가치가 더 높아진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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