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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KIA 타이거즈의 뒷문은 철옹성으로 진화했다. 아무리 거세게 몰아쳐도 단단히 잠겨 열릴 줄 모른다. 덕분에 KIA는 '뒷심이 강한 팀'이 됐다.
그러자 KIA가 4회말 선두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중월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3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 맞았던 신재영이 실투를 버나디나가 놓치지 않았다. 이어 6회말에도 1사 후 이명기가 1점 홈런을 치며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끌려가던 넥센은 7회초 1사 2루에서 3번 타자 김하성이 KIA 두 번째 투수 김윤동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날리며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김윤동은 박병호는 유격수 땅볼로 잡았지만, 초이스에게 중전안타, 김민성에게 볼넷을 허용해 흔들렸다. 그러자 KIA 벤치가 임기준을 투입했다. 임기준은 임병욱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내 원포인트 임무를 완수했다.
그런데 7회에 올라온 좌완 김성민이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넥센 벤치는 곧바로 우완 이보근을 올렸다. 이보근은 첫 상대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서동욱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최원준에게도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2루수 김지수가 역동작으로 잡아 2루에 토스해 선행주자를 잡아냈다. 2사 1, 3루. 여기서 KIA 벤치가 나지완을 대타로 투입했다.
나지완은 볼카운트 2B1S에서 이보근의 4구째 속구(시속 145㎞)를 밀어쳤다. 정타가 아니었지만, 타구 방향이 절묘해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굴러가면서 동점 적시타가 됐다. 흔들린 이보근은 계속된 2사 1, 3루에서 김선빈에게 다시 우전 적시타를 맞아 결승점을 헌납했다.
역전에 성공한 KIA는 8회에 베테랑 불펜 임창용을 투입했다. 임창용은 선두타자 김지수에게 중전안타에 이어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정후와 고종욱을 내야 땅볼로 처리해 불을 껐다. 이어 9회에는 마무리 김세현이 올라왔다. 김세현은 첫 상대인 김하성에게 좌중월 3루타를 맞아 블론세이브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여기서 김세현의 진가가 나왔다. 박병호-초이스를 과감한 정면승부로 연속 삼진 처리한 것. 특히 초이스에게는 패스트볼만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김민성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세이브를 달성했다.
마지막에 승리를 지켜낸 김세현은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막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또한 감독님이 마운드에 올라오셔서 '실점해도 우리는 9회말 공격이 있으니까 편안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다"며 위기 탈출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초이스에게는 작년에 홈런을 맞았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공격적으로 승부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통했다. 스프링캠프 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귀국 후 개인적으로 훈련을 많이 한 게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