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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시작된 집중견제, 박병호는 어떻게 극복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3-31 22:31 | 최종수정 2018-04-01 06:00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넥센 3회말 2사 2루에서 박병호가 좌월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3.28/

4년 연속 KBO리그 홈런킹의 위용이 되살아났다. 동시에 그에 대한 집중 견제도 부활했다. 과연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나갈까.

2년만에 한국무대에 돌아온 박병호는 지난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드디어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개막 후 4경기, 16타수(11타석)만에 터진 올 시즌 첫 홈런으로 53개의 홈런을 쳤던 2015년보다 빠른 시점에 홈런 손 맛을 본 것이다.

홈런의 물꼬가 터지자 '몰아치기'도 나왔다. 박병호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 때 3회초 추격의 투런포를 날리더니 곧바로 5회초에는 역전을 만드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2015년 8월11일 목동 NC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962일 만에 나온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이었다. 홈런왕 타이틀 탈환을 향한 몰아치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는 박병호에 대해 상대 벤치와 투수들이 경계심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연타석 홈런이 터진 이후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박병호에게는 무려 3개의 4사구가 집중된 것. 홈런을 맞느니 차라리 걸어나가게 하겠다는 삼성 배터리의 의지가 경기 초반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이정후와 서건창의 연속 2루타로 넥센이 선취점을 뽑은 1회초 1사 2루에서 박병호가 첫 타석에 나왔다. 그러자 삼성 선발 아델만은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포수 강민호도 까다로운 코스를 주문했다.

3회초 2사 후 두 번째 타석에서도 풀카운트 승부가 나왔다. 이번에는 삼성 배터리의 승리. 박병호는 아델만의 6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6회초에는 역시 풀카운트 끝에 볼넷이 나왔다. 7회초 네 번째 타석에서 박병호는 파울을 4개나 만들며 8구까지 싸웠지만, 결국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2구만에 사구로 걸어나갔다. 결국 안타는 없었지만, 3번이나 1루를 밟은 경기였다.

이런 패턴은 박병호가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군림하던 시기에 상대 배터리가 박병호를 상대할 때 자주 보였던 모습이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173개의 홈런을 치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볼넷왕'이기도 했다. 4년간 무려 339개의 볼넷을 얻어내 리그 1위였다. 여기에 16개의 고의4구와 43개의 사구까지 있었다.

물론 같은 시기의 KBO리그 '삼진왕'도 박병호였다. 4년간 무려 510개의 삼진을 당했다. 홈런 스윙을 하는 타자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박병호가 이렇게 많은 삼진을 당한 건 볼넷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철저히 까다로운 승부를 하는 상대 배터리의 패턴에 말려든 결과이기도 하다. 31일 삼성전에서 4사구 3개 이외에 2개의 삼진을 당한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1일 삼성전 때도 까다로운 승부는 이어졌다. 삼성 선발 김대우는 1회초 2사 1루 때 박병호를 상대로 볼넷을 허용했다. 초구 파울 이후 연속 4개의 볼을 던졌다. 박병호 역시 이날 삼성 배터리의 까다로운 승부에 고전했다. 3회 1사 2, 3루 때는 2루수 앞 땅볼로 1타점을 추가했지만, 이후 4회(1루수 파울 플라아)와 7회(삼진)-9회(삼진)의 세 타석에서는 좋은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며 팀의 5대6 패배를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박병호는 이제 본격적으로 상대 배터리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볼넷도 불사하겠다는 상대 배터리의 까다로운 승부를 과연 박병호는 어떻게 이겨낼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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