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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주전 타자 9명은 지난해와 같다. 이들의 타순도 지난해와 거의 같다. 다른 점은 2번을 치던 김주찬과 3번을 치던 로저 버나디나의 자리바꿈이다. 24일 개막전 KT 위즈의 왼손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등판 때는 김주찬이 2번, 버나디나가 3번으로 나섰지만 이후 오른손 투수가 나온 3경기에선 버나디나가 모두 2번 타자로 나섰다.
버나디나는 지난해 톱타자로서 KIA의 러브콜을 받고 입단했다. 최형우의 가세로 중심타선이 강해진 KIA에 발빠른 톱타자가 없었기 때문. 버나디나는 그래서 시즌 초반 1번타자로 출전했다. 트레이드로 온 이명기가 좋은 타격을 하며 1번자리를 이명기에게 내준 버나디나는 2번타자로 주로 나섰다. 5월부터 타격이 좋아졌고, 특히 예상하지 못한 장타력이 나오면서 김 감독은 그를 3번에 놓았고, 그것이 신의 한수가 돼 KIA의 막강 타선이 완성됐다. 김주찬은 3번타자로 시작했지만 역시 시즌 초반 부진했고, 부상까지 당해 2군에 다녀왔고, 1군에 복귀한 뒤엔 2번타자로서 맹활약했다.
사실 김주찬과 버나디나 중 누가 2번, 3번에 나서느냐가 크게 차이가 날 것 같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버나디나의 기동력을 더 살리기 위해 2번에 놓는 실험을 했고, 현재까지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초반만 해도 퇴출을 걱정하게 했던 버나디나지만 이젠 KIA에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가 됐다. 누구보다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어 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만능 타자' 버나디나가 초반부터 맹타를 날리면서 팀 타격을 주도하고 있다. 그 어느팀의 2번보다 강력한 2번 타자임은 분명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