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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마스크 지급을!
가장 좋은 건 경기를 취소하는 것이다.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떠나, 현장 선수들부터 최악의 상황에 노출돼있다. 하지만 취소는 쉽지 않다. 만약, 미세먼지 농도를 기준 삼아 경기 개최와 취소를 결정한다고 할 때 기준에 넘어 너무 많은 경기가 취소된다면 시즌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미세먼지가 1년 동안 얼마나 더 괴롭힐 지 예측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장 감독관들의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어떤 감독관도 미세먼지 사유로 경기를 취소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섣불리 취소했다가 갑자기 사정이 나아지는 등 사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괜히 첫 번째 사례를 만든 장본인으로 남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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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도 선택권이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관전하면 된다. 이날 SK는 관중들을 위해 마스크 1만개를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 같은 옷을 입고, 똑같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보안관 복장을 착용한 아르바이트생들이었다. 이들은 구장 곳곳에 배치돼 관중들의 편의를 돕는다. 계속해서 실외에 서있어야 한다. 하지만 먼지 속 마스크를 착용한 인원은 없었다.
문제는 이 아르바이트생들이 그 누구보다 야구장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경기 시작 3시간 전 정도에 모여 관중석에서 미팅을 하고, 관중 입장 때부터 경기 종료 후 관중들이 모두 퇴장할 때까지 먼지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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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르바이트생들 뿐 아니다. 계속해서 외부에 노출돼있는 볼보이, 배트걸, 맥주-음식 판매원 등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하던 이들의 건강도 함께 걱정해준다면 더욱 건강한 프로야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분간 미세먼지가 계속 우리를 괴롭힐 거라는 반갑지 않은 예보가 있다.
스포츠1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