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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발끈했다. 옛동료인 넥센 히어로즈 에스밀 로저스의 돌출 행동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3대6으로 패했다. 로저스는 6⅔이닝 동안 9안타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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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로저스는 2회초 1사 3루서 이용규에게 우익수 플라이를 허용했다. 태그업해 홈으로 들어오던 3루주자 최재훈은 넥센 우익수 마이클 초이스의 빠른 송구에 태그아웃됐다. 로저스는 순간 최재훈의 헬멧을 글러브로 툭툭 쳤다. 또 1루에서 아쉬워하다 들어오는 이용규의 헬멧도 글러브로 툭툭 쳤다.
경기 전후 장난을 치는 것은 별 문제가 안되지만 경기중은 얘기가 다르다. 특히 한화로선 매우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화 선수들이 매우 열받아 있는 순간이다. 로저스가 투수, 최재훈이 포수여서 더 친할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최재훈은 2017년 5월 두산 베어스에서 한화로 트레이드 돼 왔다. 정작 로저스와는 같이 손발을 맞춰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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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스는 5회에도 견제사를 당한 양성우에게 '도발'했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킨 뒤 양성우를 지목하기도 했다. '내가 다 봤다', '내 눈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양성우는 다음날(25일) 경기전 연습중 로저스가 다가와 다시 장난을 시도하자 굳은 얼굴로 손사래를 치며 장난에 응하지 않았다.
또다른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알지만 이건 아니다. 우리가 옹졸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용덕 감독님을 비롯해 우리팀 주요 코칭스태프는 로저스와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매우 신중치 못한 처사"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한화 시절에도 '악동' 이미지가 강했다. 경기중 타격훈련을 하기도 하고, 장난도 심했다. 코칭스태프의 제지도 받았다. 로저스는 2016년 한화와 19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지만 5월에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말 150만달러를 받고 넥센에 입단, 2년만에 KBO리그에 복귀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