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히어로즈가 올 시즌 확실한 이닝이터 1선발을 얻었다. 기대했던 에스밀 로저스가 개막전 선발에서 안정감을 드러냈다.
2회에도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에게 시프트의 허점 때문에 내야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넥센 내야는 당겨치는 호잉의 타격 패턴을 노리고 우측으로 쏠려 있었다. 결국 비어있는 3루 쪽으로 호잉이 영리하게 번트를 대 안타를 만들었다. 로저스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진루 허용이다. 이어 호잉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최재훈도 중전안타를 쳐 무사 1, 3루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로저스가 1루 주자 최재훈을 견제하려다 악송구를 범하며 3루 주자 호잉을 홈에 불러들이고 말았다.
그러나 로저스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오선진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1사 3루에서 이용규의 뜬공을 잡은 우익수 초이스가 정확한 송구로 홈에 태그업 하던 최재훈을 잡아주며 이닝을 끝내줬다.
투구수 86개로 6회를 마친 로저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사 후 호잉이 친 타구가 1루수 박병호 앞에서 강하게 튀어오르며 외야까지 굴러가는 바람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최재훈을 삼진 처리한 로저스는 오선진과 8구 승부를 하다 볼넷을 허용하면서 한계 투구수를 채웠다. 결국 넥센 벤치는 로저스를 이보근과 교체했다. 하지만 이보근이 이용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로저스의 실점이 1개 늘어나고 말았다.
이날 로저스는 포심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던지면서 최고구속을 150㎞까지 올렸다. 에이스다운 호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로저스에게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로저스는 모자를 벗어 흔들며 환하게 웃은 채 답례했다. 만족감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