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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 와이번스의 대표적인 팀 컬러는 '홈런 군단'이었다. 무려 234개의 역대 KBO리그 팀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산체스와 김광현은 나란히 1경기에 나와 비자책 1실점만 했고, 켈리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을 찍으며 안정감있는 호투를 이어갔다. 세 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최고 150㎞ 이상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삼고 있으며, 여기에 제구력까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3월 초순임을 감안해야 한다. 본격적인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여기서 구속이 조금 더 향상될 수도 있다.
산체스는 최고 구속이 158㎞까지 나왔던 투수다. 시범경기에서는 152㎞까지 기록했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3안타 비자책 1실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삼진을 9개나 잡아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정도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안정적인 제구력까지 지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산체스는 올해 새로 KBO리그에 온 투수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켈리는 SK의 선발 트로이카 중 가장 확실한 카드다. 이미 지난 3년간 꾸준히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검증을 마쳤기 때문이다. 사실 산체스나 김광현은 한 가지씩의 물음표를 달고 있다. 산체스는 KBO리그가 처음이라 향후 상대팀의 분석에 노출될 경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알 수 없다. 또 김광현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지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이다. 조심스럽게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켈리는 리그 적응과 건강도 면에서 문제가 없는 카드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24일 홈 개막전 선발 중책을 켈리에게 맡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켈리 역시 시범경기 2번의 등판을 통해 최고 152㎞의 강속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투구를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켈리의 시범경기 최고 구속도 '152㎞'였다. 세 명의 '152㎞ 선발 트리오'가 올해 SK를 어디까지 이끌고 갈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