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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서 1라운드 1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한 강백호가 첫 공식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 투수와 야수로 모두 두각을 나타냈으며, kt에 지명될 당시에도 구단으로부터 "투수와 야수를 병행시킬 계획"이라는 말을 들었다. 김진욱 감독도 "본인이 원한다면 투수를 겸하는 걸 막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전지훈련서 계획이 바뀌었다. 강백호 본인이 투수가 아닌 야수로 뛰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실제 강백호는 전지훈련서 8차례 연습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6리(29타수 8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타자로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좌익수로 변신하면서 수비력도 꽤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1-1 동점이던 6회에는 내야땅볼로 타점을 기록했다. 무사 1,2루에서 삼성 황수범의 123㎞짜리 변화구를 잡아당겨 2루수 땅볼을 쳤다. 그 사이 3루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아 타점이 기록됐다. 공식 실전 경기 첫 타점.
2-2 동점이던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었다. 1사 2,3루 상황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삼성 벤치는 투수 최충연에게 바깥쪽으로 공을 던질 것을 주문했다. 포수 김민수가 왼쪽으로 완전히 빠져 앉아 최충연의 공을 받았다. 고의4구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정규시즌 경기처럼 주자를 채워넣고 승부를 걸겠다는 kt 벤치의 작전.
강백호는 서울고 3학년이던 지난해 타자로 타율 4할2푼2리, 2홈런, 32타점을 올렸고, 투수로는 29⅔이닝에 평균자책점 2.40을 각각 기록했다. 타자로서는 파워, 투수로서는 14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는 정교함이 요구되는 투수보다는 타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편, 강백호는 9이닝 수비를 소화하는 동안 좌익수 방면으로 타구가 한 개도 오지 않아 수비 기회는 없었다.
강백호는 경기 후 "처음으로 프로 타석에 들어서서 기분이 좋았고, 같은 대표팀에 있던 친한 친구(양창섭)와 대결해 더 재밌었다"면서 "타석에서 여러 구종을 경험해서 좋았지만, 배트 아랫부분에 맞아 공을 멀리 못보내 아쉽다. 앞으로 당차고 기죽지 않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