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의 딜레마. 잘쳐도 걱정, 못쳐도 걱정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3-12 20:29 | 최종수정 2018-03-13 06:29


kt 위즈 강백호. 사진제공=kt 위즈.

타격은 꾸준하지 않다. 전날 4안타를 친 타자가 다음날 무안타에 그치기도 하고, 몇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타자가 갑자기 하루에만 3∼4개를 몰아치는게 야구다. 잘칠 때는 공이 수박만하게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타이밍과 선구안이 좋아지지만 아닐 땐 한가운데로 오는 직구도 헛스윙을 한다. 그래서 타격이 아무리 좋은 팀도 마운드가 좋지 못하면 우승을 노리기 힘들다고 한다.

13일부터 팀당 8경기의 시범경기가 시작된다. 그동안 전지훈련에서 치른 연습경기와는 또다른 긴장감 속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번엔 시범경기가 끝난 이후 이틀 휴식후 정규시즌을 치르기 때문에 사실상 정규시즌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시범경기의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지난시즌 시범경기 1위였던 kt 위즈가 정규시즌에선 꼴찌를 했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과 가장 가까운 경기일뿐 정규시즌 경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타자들은 투수들의 빠른 공에 점차 적응을 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린다. 그런데 시범경기서 잘쳐도 걱정이고 못쳐도 걱정이다. 잘칠 경우엔 정규시즌에서 타격감이 떨어질까 걱정이고, 못치면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다. 시범경기 때 펼펄 날던 타자가 정규시즌을 시작하자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시범경기에서 못친 타자가 정규시즌에서도 타격감을 못찾아 계속 부진을 보이기도 한다. 알다가도 모르는게 타격이다.

지난시즌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4월까지의 팀타율을 봐도 타격의 널뛰기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 타격 1위는 kt였다. 팀타율이 무려 2할9푼3리였다. 2위는 2할9푼2리의 롯데, 넥센이 2할8푼9리로 3위, LG가 2할8푼5리로 4위였다. 반면 삼성은 2할2푼9리로 꼴찌였고, SK는 2할3푼5리로 9위였다.

정규시즌을 시작하자 타격 성적은 달라졌다. kt는 4월까지 2할3푼으로 꼴찌로 내려앉았고, 롯데도 2할7푼4리로 4위로 내려왔다. 반면 넥센은 2할9푼6리로 1위에 올랐고, LG도 2할8푼1리로 2위였다. 삼성은 2할5푼9리로 9위, SK는 2할6푼6리로 8위에 그쳤다. 잘치던 kt의 타선이 정규시즌에 와서 뚝 떨어졌고, 시범경기서 부진했던 삼성과 SK는 정규시즌 초반에도 부진했다. 이러니 잘쳐도 걱정, 못쳐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을 높여서 정규시즌에서 정상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베테랑들은 그 방법을 찾아내 자신만의 루틴으로 만들어 내지만 벤치멤버나 젊은 신진 선수들은 아직 불완전하다보니 성공과 실패를 반복한다.

짧은 시범경기서 타격감을 올려 정규시즌부터 불같은 타격을 보일 팀은 어디일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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