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째 허약한 '허리'를 보강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지난 해 5선발로 9승8패-평균자책점 3.67로 준수한 시즌을 보냈던 좌완 함덕주(두산 베어스)가 다시 불펜으로 복귀한다.
선발이나 불펜, 어느 보직에서나 제 몫을 해줬던 본인 탓이기도 했다. 함덕주는 지난 시즌 선발로 24경기에 등판해 7승8패-4.15를 기록했고 불펜에서는 11경기에서 2승무패2홀드-0.50으로 '언터처블' 면모를 과시했다.
불펜으로 보직이 정해졌지만 정작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중간에서 잘하면 되죠. 선발을 꼭 해야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물론 컨디션 관리가 용이한 면이 있지만 그건 감독님이 결정하는 거잖아요. 중간에 가서도 더 자신있게 할 수 있어요."
그래서인지 올해는 체력 훈련을 열심히 했다. "체력 위주의 연습을 많이 했어요.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겠죠. 올해는 초반부터 잘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해에는 후반에 와서 괜찮았거든요. 초반에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힘이 많이 들어갔어요. 올해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될 것 같아요.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지난 해 후반기만큼만 했으면 좋겠어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후반기 그의 성적은 6승1패2홀드-2.91이다.
물론 아직은 완벽히 몸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작년 후반기에 좋다보니 올해 시작할 때는 처음부터 다시 몸을 만드는 느낌이 있어서 혼자 불안해했어요. 지난 해 좋았던 느낌이 아직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만들어가고 있으니 지금은 많이 괜찮아 졌어요. 실전에 뛰면 좀 더 좋아지겠죠."
|
함덕주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이 체인지업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포크볼 같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처음 배울 때 체인지업이라고 배워서요.(웃음) 좋다고 해서 그런지 계속 체인지업만 던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캠프에서는 다른 것 위주로 던져보고 있어요. 체인지업에 너무 맛들이면 직구 구속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체인지업이 없이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타자에게 위력을 떨쳤던 체인지업이다. "원래 좌타자에게는 잘 안통하더라고요. 이번 캠프에서도 좌타자에게 던져봤는데 결과가 안좋아요. (오)재일이형에게 만루홈런 맞았어요. 왼손타자들에게는 딱 치기 좋게 들어온다더라고요. 캠프에서 좌타자에게 딱 하나 던졌는데 맞았어요. 이제 좌타자들에게는 안던질거에요."
95년생 우리나이로 24세, 말 그대로 '영건'이지만 생각이나 투구는 30대 전성기를 누리는 투수들 못지 않다. 올해 두산 불펜이 든든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도 함덕주 때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