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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 류현진, '200 이닝 목표'에 담긴 큰 그림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1-26 08:56


◇LA다저스 류현진의 투구 모습. ⓒAFPBBNews = News1

'200이닝 달성'

지난 25일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31)이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떠나며 밝힌 올해 목표의 최대치다.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없이 1년을 보냈지만, 올해가 중요하다. (작년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목표"라면서 "일단 150이닝은 넘기고 싶다. 200이닝까지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 대해 그만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류현진의 목표에는 꽤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특히나 목표치를 평균자책점이나 승리가 아닌 '소화 이닝수'에 맞춘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류현진의 목표가 단순히 올해 LA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남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는 더 큰 그림을 벌써부터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시선은 이미 올해말 FA시장을 향해 있다.

사실 류현진은 올해를 마치면 다시 FA자격을 얻는다. 올해는 2013년부터 LA다저스와 맺은 6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때문에 시즌을 마친 뒤 스토브리그 FA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려 다시 한번 빅리그 대박 계약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류현진이 '소화 이닝수'를 중요하게 언급한 것이다. 특히 "200이닝 까지 던지겠다"는 말 속에는 다시 한번 장기 계약에 도전해보겠다는 의지가 배어있다. 장기 계약의 가장 큰 관건인 '내구성'을 널리 마케팅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내년에도 만 32세로 젊다. 또 부상 이전까지는 좌완 선발로 입지를 강하게 다져놨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92이닝과 152이닝을 소화하며 나란히 14승을 올렸다. 당시 구속과 변화구 구위, 제구력, 내구성 등에서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서도 A급 좌완 선발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어깨 수술로 2015년을 재활에 소비하면서 현재의 류현진은 당시 만큼의 강력한 입지는 어느 정도 잃었다고 봐야 한다. 일단 내구성에 물음표가 달려있다. 비록 작년 25경기(24선발)에 등판하며 126⅔이닝에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100% 부활'이라고 하기엔 약간 미진한 면이 분명 있었다. 구속의 저하나 후반 난조 등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올해 류현진의 숙제는 꾸준한 등판과 함께 2013~2014시즌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는 것이다. 실력으로 어깨 상태에 대한 물음표를 지워내야 한다. 수술 이후 다시 건강해졌다는 것만 보여주면 구매가치가 급상승할 게 뻔하다. 때문에 최소 150이닝 이상 200이닝까지도 목표로 잡은 것이다. 이것만 해낸다면 누구도 그의 어깨 상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사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아직 200이닝을 던져본 적은 없다. 2013년에 기록한 192이닝이 가장 많다. 그러나 여기에 근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는 결국 한 시즌 30차례의 로테이션을 모두 소화하며 평균 6이닝 이상은 책임졌다는 뜻이기 때문. 이 정도면 A급 선발의 자격으로 부족함이 없다. 류현진은 이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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