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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수의 장래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렇듯 넥센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롯데 측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라도 해서 소속팀을 찾지 못한다면 채태인의 현역 생활은 사실상 마감되기 때문이다. 넥센 관계자는 "어쨌든 선수의 미래를 막을 수는 없지 않나"며 "아쉽긴 하지만 다른 선택지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미 넥센은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FA 채태인에 관해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만 받고 보내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넥센 관계자는 "코칭스태프에서 2018시즌 전력 구상을 하는 과정에서 채태인에게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FA로 굳이 잡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상 선수 문제를 넥센이 스스로 해결해준 덕분에 타 구단의 영입 제안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타 구단이 채태인과 FA 계약을 맺으면 넥센에 지난해 연봉(3억원)의 300%인 9억원만 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넥센이 이런 입장을 밝힌 후에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해를 넘겼어도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채태인의 가치가 시장에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까닭이다. 사실상 현금 보상 9억원에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FA 계약금까지 계산했을 때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결과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채태인 측과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롯데 측이 먼저 공감대를 형성한 뒤 넥센 측에 역제안을 했고, 넥센도 이를 받아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