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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1군이 올해 스프링캠프지를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KBO리그 10개 구단의 1군 팀들은 보통 미국, 일본 등에서 전지 훈련을 소화한다. 기후가 따뜻하고, 시설이 좋은 곳을 찾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팀들이 많아졌다. NC 다이노스, kt 위즈는 아예 1, 2차 캠프를 모두 미국에서 치른다. 롯데 역시 최근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1차 캠프를 차렸고,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했다. 미국에선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지를 빌려서 썼다.
대만은 주로 2군 팀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등 6개 팀의 2군 선수단이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했다. 올해에도 SK 2군(일본 가고시마)을 제외한 5개 팀이 그대로 대만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1군에선 롯데만이 대만 훈련을 진행하는 셈이다.
롯데는 우선 일정의 효율성을 고려했다.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면, 이동만으로 2~3일을 허비해야 한다. LA 공항을 통해 입국해서 다시 애리조나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피닉스에서 버스로 이동하는 복잡한 루트다. 지난해부터 비활동 기간을 준수하기 위해 각 구단들은 2월 1일부터 캠프를 차리고 있다. 이전과 비교하면, 약 15일 정도 훈련 기간이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이동 시간까지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 확 줄어든다. 미국 캠프를 마친 뒤의 시차 적응도 걸림돌이다. NC, kt, 넥센 등이 1, 2차 캠프를 모두 미국에서 소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대만-일본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이동 시간이 짧다. 시차 적응도 필요 없다.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기후나 시설도 나쁘지 않다. 롯데 2군은 지난 2015년 처음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롯데 관계자는 "2군이 훈련을 하면서 캠프지로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습하지 않고, 날씨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설을 큰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관계자는 "대만 훈련지의 시설이 미국만큼 좋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시설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 2군 선수단의 스프링캠프는 국경칭푸야구장 근처에서 진행된다.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1, 2군 선수단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이동도 자유롭다. 올해 롯데의 스프링캠프는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