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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한 책임감이 드네요."
이택근은 넥센의 상징과도 같다. 경남상고 3학년 때인 1999년, 팀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2차 3라운드로 지명된 이택근은 고려대를 거쳐 2003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현대 왕조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로 팀 이름이 바뀐 뒤에도 팀에 남았던 이택근은 2010년과 2011년에 LG 트윈스에서 잠시 뛰었지만, 2012년 넥센에 컴백했다. 그리고 이제 30대 후반이 됐다.
호타준족에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던 그도 세월에 영향을 받았다. 이택근은 "흔히 '세월 앞에 장사없다'고 하지 않나. 분명 '기량 저하'에 관한 말을 듣게 되는 나이가 됐다. 아직까지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어쨌든 프로 선수니까 핑계대지 않고 처한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름만으로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없다는 걸 이택근도 알고 있는 것이다.
쌍둥이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이택근에게는 새로운 소망이 생겼다. 현역 연장의 꿈이다. 그는 "최소한 곧 태어날 아기들이 어느 정도 커서 아빠가 프로야구 선수라는 걸 알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현역으로 남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 의식을 갖고 스스로에게 냉정해져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